유튜브뮤직 제재 언제? 답답한 음원업계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4.08.02 05:00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 /세종=뉴스1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에 대한 최종 제재가 늦어지고 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향후 온라인플랫폼법 제정까지 추진한다는 공정위가 국내 기업과 달리 외국계 기업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제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을 운영하는 구글코리아에 대한 제재 종류나 수위를 결정하지 못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7월에 조사를 마무리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음원업계에선 구글코리아가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회신하지 않아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달 5일 구글코리아에 공정거래법 위반혐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조사에 착수한 지 1년6개월 만이다. 절차상 공정위는 구글코리아로부터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회신을 받아 최종 제재여부를 결정한다.

업계에선 공정위와 구글코리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공정위가 1년 넘게 조사하는 동안 구글코리아도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을 텐데 의견회신이 늦는 것은 고의적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다. 의견회신이 지연되는 것을 놔두는 공정위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주요 업무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공정위의 제재결정이 늦어지는 동안 유튜브뮤직은 이미 국내 음원시장을 장악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뮤직의 지난 6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734만5753명으로 토종 음원 플랫폼 멜론(704만3309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월 유튜브뮤직의 MAU는 646만9434명으로 1년 새 57만명가량 증가했다.

유튜브뮤직의 이런 성장세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끼워팔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 시선이다. 이용자 입장에선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멜론, 벅스 등 토종 플랫폼을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유튜브뮤직을 유튜브 프리미엄에 끼워파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 규제가 강한 유럽에선 요금제를 구분해 제공한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을 원하면서 유튜브뮤직 가입은 원하지 않는 이용자들을 위해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를 내놓는 식이다. 한국과 슬로베니아를 제외한 국가들은 가족멤버십 요금제도 제공 중이다.

음원업계에서는 이미 시장구조가 바뀐 상황에서 공정위가 제재를 내려도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회신 단계부터 시간을 끌고 제재를 결정해도 구글의 불복소송 등으로 최종 제재결정까지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토종 플랫폼들이 살아남을지 미지수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국내 기업을 대하는 태도와 외국계 기업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르다"며 "온라인플랫폼법도 재추진한다는데 이런 식이면 결국 국내 기업만 옥죄는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제재할 수 없더라도 끼워팔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명히 밝혀주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7월초 구글측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구글측이 방어권 행사를 위해 의견서를 제출하면 검토를 거쳐 전원회의에서 법위반 여부 및 제재수준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라며 "공정위는 국내외 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조사·심의절차를 적용하며 퀄컴·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코리아 측은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의견을 회신했냐는 질문에 "확인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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