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예고한 미국…올해 3차례 베이비스텝 기대감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8.01 13:49

9월 FOMC서 4년 만의 금리인하 시사…
시장 "남은 3회 0.25%p씩 모두 인하",
"내년에는 4차례 내려 금리 3%대 진입"…
대선이 변수 "1회 인하" 보수적 전망도

/로이터=뉴스1
일부 주요 경제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한 가운데,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차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2020년3월 이후 4년 만의 금리인하를 시사하며 팬데믹 이후 첫 피벗(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연준이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 된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가 연내 2~3차례 인하로 4%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일각에선 연준이 정치적 부담을 피하고자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전 금리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12월 첫 인하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준의 통화정책은 대선과 무관하다고 강조한 만큼 대선과 관계없이 금리인하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7월31일(현지시간) FOMC 종료 후 성명을 통해 8번째 연속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2%)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혀 금리인하 시점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원회의 다수 의견은 경제가 정책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책금리 인하는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월3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파월 의장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둔화 등 경제지표의 추가적인 확신 없이는 금리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오다 최근 달라진 태도를 보여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2분기 인플레이션 수치는 우리의 확신을 더해줬다"며 "더 많은 좋은 데이터가 나오면 그 확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인하 조건으로 내세웠던 물가상승률이 목표한 사정권 내로 진입했고, 9월 FOMC 전까지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 이번 FOMC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이 결정됐지만, 이번 회의 기간에 최소 1명의 위원이 금리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연준 내 이미 금리인하 논의 분위기가 형성됐음을 시사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TWC의 제이미 패튼 글로벌 금리 공동 책임자는 "(파월 의장의 이 발언은) 매우 의미가 크다. 7월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면, 다음 회의까지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9월 (금리인하는) 이미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올해 남은 FOMC에서 금리 4.5%까지 내린다"


시장은 연준이 9월을 포함해 최소 2차례 또는 올해 남은 FOMC에서 모두 금리인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남은 연준의 FOMC는 총 3회(9월·11월·12월)로, 9월과 12월에는 FOMC 참가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dot plot)와 경제전망요약(SEP)을 발표한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FOMC 성명 발표와 파월 의장 기자회견 직후 12월까지 '3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96%까지 올렸다. 다만 한국시간 1일 오후 1시30분 기준으로는 2차례 인하 전망 25%, 3차례 이상 75% 이다.

금리 조정 속도는 0.25%포인트씩 내리는 '베이비스텝'이 유력하다.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예정된 3번의 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결정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 수준까지 낮아지게 된다. 모간스탠리의 샘 코핀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올해 3차례의 베이비스텝 인하에 나선 뒤 내년에는 4차례 추가 인하를 통해 1%포인트를 더 낮춰 금리 수준을 3%대로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빅스텝(0.5%포인트 조정) 가능성도 존재하나 기대는 낮다. 파월 의장은 이날 9월 빅스텝 가능성에 "현재로서는 0.5%포인트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 대형 헤지펀드 포인트72의 딘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에 "연준은 7월 FOMC를 통해 시장이 예상한 9월 금리인하의 타당성을 공개적으로 확인했다"며 "9월 첫 인하 이후에는 분기별로 올해는 12월, 내년에는 3월에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하가 연내 1회에 그칠 것으로 봤다. 미국 컨설팅업체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릭 윌러스테인 수석 시장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11월에는 미국 대선을 의식해 금리인하를 보류할 것이고, 12월에는 (대선 결과에 따라)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며 "9월이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금리인하가 되고, 연준은 올해 금리를 5% 아래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글로벌 X의 스콧 헬프스타인 투자 전략 책임자는 "지금까지 연준이 대선 전 (9월에) 금리를 내린 적은 단 1번"이라며 대선 이후인 12월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후 인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은 어떤 정당이나 정치인, 또는 어떤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금리정책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준이 9월 인하에 나선다면 이는 주요 경제국들의 팬데믹 이후 피벗 행보에 뒤늦게 합류하게 되는 것이다. 팬데믹 기간 치솟은 물가를 잡고자 공격적인 긴축에 나섰던 국가들은 최근 금리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캐나다는 G7(주요 7개국) 중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연속(6, 7월) 기준금리를 내렸고, EU(유럽연합)도 6월 금리인하를 결정한 뒤 추가 인하를 조율 중이다. 이에 앞서 3, 5월엔 스위스와 스웨덴이 금리를 내렸다. 디플레이션 늪에 빠져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던 일본은 지난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선언한 데 이어 7월31일 시중의 예상보다 이르게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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