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지수를 근거로 업계는 지금까지 총 2번의 슈퍼사이클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글로벌 무역 급증과 컨테이너선의 개발이 맞물린 1960년대가 1차 슈퍼사이클이었고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한 2002~2007년이 2차 슈퍼사이클이었다. 선박 수주와 인도 사이의 시차를 반영하면 조선사들이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시점은 이 같은 신조선가지수 급등기 이후다. 2차 슈퍼사이클 구간에서 업계 실적은 2002~2007년이 아닌 2008~2012년 급증했다.
지난 3년 간의 신조선가지수 상승에 이어 조선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뛰기 시작한 지금을 3차 슈퍼사이클 진입 구간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3년간 수주물량으로 도크(선박 건조장)를 가득 채운 조선사들의 앞으로 3년 이익 고공행진이 보장된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이익이 급증하기 시작한 올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대표적 고수익 선종인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인도 가격은 1억9550만~2억1800만달러다. 이 가격은 내년엔 2억1530만~2억1690만달러로 뛰며 2026년엔 2억2730만~2억3680만 달러로 재차 오른다.
하지만 이번 3차 슈퍼사이클은 2차 때와 다르다. 장기 불황을 거치며 중국은 대규모 조선소 구조조정을 마쳤고 한국도 대부분의 중소 조선소가 문을 닫았다. 2021년부터 수요가 늘기 시작했지만, 2차 슈퍼사이클의 후폭풍을 경험한 업계는 도크를 늘리지 않았다. 조선사가 비싼 가격을 부르는 선주의 물량을 골라담는 '갑'이 된 셈이다.
A 조선사 관계자는 "이미 우리 조선사는 2026년을 넘어 2027년 일감도 가득 찬 상태"라며 "선박 가격은 우리가 이끌고 있으며 가격은 앞으로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 인도 가능한 선박 건조공간이 감소하면서 선주들은 더욱 서둘러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며 "주요 원자재인 강재 가격이 하락하고, 외주비 상승이 둔화됨에도 신조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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