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올라" 버티던 엔테크족, 드디어 웃었다…엔/달러 149엔대로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8.01 10:34
엔/달러 환율이 4개월여 만에 149엔대로 떨어졌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연준이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엔화 가치가 뛰고 있다. 이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늘면서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FPBBNews=뉴스1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9.6엔까지 떨어지며 4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선 엔화 상승이 추가 진행, 한국시간 오전 10시5분 현재 149.2엔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이 마침내 변곡점에 다다르면서 엔화를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일본은행은 하루 전 정례회의 끝에 0~0.1%이던 기준금리를 0.25%로 전격 인상했다. 우에다 총재는 "경제와 물가 추이가 전망대로 진행된다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의 문도 열어놨다. 몇 시간 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몇 가지 전제가 가능하다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테이블 위에 올려질 것"이라며 4년 만의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더 오를 가능성을 점친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디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우에다 총재 발언이 엔화 강세의 기폭제가 됐다"면서 148.5엔 부근이 다음 중요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봤다. 노무라인터내셔널의 미야이리 유스케 외환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아직 작은 걸음이며 궁극적으론 더 큰 추세의 시작"이라며 "시장 전망이 매파적으로 바뀌면 엔화의 추가 상승 여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초 162엔에 근접하며 38년 만에 최저를 찍었다가 8%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급속한 엔화 상승에 수출주 중심의 일본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이날 일본 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간밤 뉴욕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2.7% 급락 중이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일본 기업들이 상정한 올해 평균 환율은 144.77엔으로 아직 그 수준까지는 거리가 있다"면서도 "최근 몇 주 동안 급속한 엔고가 진행된 것을 고려하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수출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업황이나 실적에 하향 수정 압력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엔화 강세 압력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헤지펀드를 포함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진행해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기술주 폭락이 가속한 것 역시 캐리트레이드 실패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다른 시장에서 자산을 매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외환 책임자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거래 중 하나가 엔 캐리 트레이드였다"며 "엔 캐리 청산이 진행되면 위험 포지션이 줄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쓰레기만 든 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2. 2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3. 3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
  4. 4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
  5. 5 "1m 도마뱀 돌아다녀" 재난문자에 김포 '발칵'…3시간 만에 포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