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에 흔들린 투심…20조원 웃돈 '빚투' 줄어든다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 2024.07.31 17:15
증시 관련 자금 추이/그래픽=이지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증시가 조정 장세에 접어들면서 견고하던 투자자들의 심리도 흔들린다. 20조원에 달하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줄어드는 모습이 보인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주로 투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와 미국 빅테크 실적 경계심리가 작용하면서 투자자들도 갈팡질팡하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59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19조9653억원을 기록한 이후 5거래일 연속으로 잔고가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신용거래융자의 잔고는 차입 후 아직 상환되지 않은 금액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뜻해 빚투 규모를 보는 지표로서 활용된다.

특히 29일의 19조5905억원은 지난 5월24일 기록한 19조5307억원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다. 최근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빚투 규모도 20조원을 웃도는 모습이었는데 위험 선호 심리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 보인다. 증시가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로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도 자연스럽게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종가기준 2891.35까지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5일 2710.65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회복한 상태다.

최근 국내증시가 조정받은 것은 먼저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당한 이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술주들이 악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위비를 거론하며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을 차지했다고 발언하자 반도체 업종 주가도 흔들렸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후보로 확실시되면서 일부 가라앉는 모습이다.

그러나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경계심리를 보이는 탓이다. 30일(현지시간)에도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급락하며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매그니피센트7으로 일컬어지는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30일 미국 장마감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올해 2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클라우드 성장이 시장 예상에 못미치면서 시간외 거래주가는 급락했다.

기술주 부담에 따른 증시 조정세가 이어지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하락세지만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등락을 거듭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54조731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향방도 결국 기술주의 방향성에 실마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뒤흔들던 미국 대선 관련 노이즈, 경제지표 부진세는 소강 상태에 들어갔지만 본격화된 실적 시즌에서의 내용들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형국으로 조정이 이어진다"며 "빅테크 실적발표에서도 실망감이 이어진다면 기존 증시를 끌고 왔던 스토리가 훼손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쪽에서 반드시 노이즈가 걷혀야 하는 상황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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