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빌라포비아'…"지어봤자 안 사" 비아파트 공급·수요 곤두박질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4.08.01 05:30
비(非)아파트 인허가·착공·준공 실적/그래픽=김다나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시장이 뿌리째 흔들린다.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비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줄어들다 보니 빌라를 지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비아파트 인허가·착공 등의 물량이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어 향후 1~2년 이내 주택 공급난은 더 심화할 수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기준 전체 주택 인허가 물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5.3% 감소한 2만3886가구로 집계됐다. 전체 주택 가운데 특히 비아파트 인허가 실적이 부진했다. 6월 비아파트 인허가는 3019가구로 전년동월대비 35.8%, 전월보다 13.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인허가가 2만867가구로 전월대비 4.3%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올해 상반기 합산으로 봤을 때도 비아파트 인허가는 쉽게 나지 않았다. 1월부터 6월까지 비아파트 인허가는 1만8332가구로 전년동기대비 3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아파트 착공·준공 실적도 저조하다. 6월 아파트 착공은 1만7992가구로 전월대비 29.1% 늘어난 반면 비아파트는 2720가구로 전월보다 20.2% 감소했다. 올 상반기 합산 비아파트 착공은 1만7366가구로 전년동기대비 27.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누계 비아파트 준공(입주)은 1년 전 보다 38.2% 줄어든 2만2363가구로 집계됐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28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 지역 모습. 2024.05.28.

비아파트 공급 불안을 심화시키는 건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짙어지다 보니 비아파트는 기피하는 형국이 지속된다. 실제 비아파트를 매매하는 사람도 줄었다. 6월 비아파트 거래량은 1만2460건으로 전월대비 12%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도 3.9% 줄었다. 최근 5년간 6월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는 48.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파트에서 전월세로 사는 것도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아직 두려운 모양새다. 6월 비아파트 전월세거래량은 9만8271건으로 전월대비 16.1%, 전년동월대비 6.7% 줄었다.

서울 아파트는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집주인은 매물을 거두면서 '패닉 바잉' 조짐이 나타나는 데 반대로 비아파트 시장은 얼어붙어 있어 서둘러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 조금 더 서둘러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만큼 정부도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8월 중 추가 공급 대책을 내놓을 계획인데 이 중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이 포함된다.

앞서 올 초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향후 2년간 소형주택을 사면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더구나 기존 빌라나 오피스텔은 제외되면서 반발을 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파격적인 대책이 아니면 서울 아파트값만 더 자극할 수 있다"며 "비아파트 관련 세제 혜택을 면적 기준 이외 가격 기준 등으로 적용해 확대하거나 무주택 인정 범위를 넓히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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