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시즌 13차전에서 6-4로 이겼다.
4연승을 달린 9위 한화는 42승 53패 2무를 기록했다. 4위 KT는 49승 49패 2무를 기록했다.
선발 맞대결에 무게감이 쏠린 경기였다. KT 선발은 한화 킬러 윌리엄 쿠에바스였다. 2019년부터 6시즌 동안 15경기에 나서 패배 없이 10승, ERA 1.96으로 압도적인 면모를 보였다. 올 시즌엔 5승 8패 ERA 3.91로 다소 아쉬웠지만 한화전 2경기에선 ERA 3.46으로 시즌 기록보다 좋았다.
경기 전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오늘이야말로 일단 5이닝은 던져야 한다"며 "선발을 빨리 빼고 불펜으로 이기는 야구를 자주하면 안 된다. 바리아가 승패를 책임지고 5회까지는 던져줘야 한다. 제 바람은 6회까지 던져줬으면 좋겠다. KT와 우리 상황에 따라 이후 불펜을 어떻게 가동할지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곧바로 KT가 반격했다. 1회말 선두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안타 이후 2사 2루에서 오재일이 볼카운트 2-1에서 4구 슬라이더를 통타,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다. 통산 1200번째 안타를 시즌 8번째 홈런으로 장식했다.
2회초 한화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타격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범타였다. 쿠에바스는 단 5구 만에 1이닝을 삭제했다.
한화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4회초 선두 타자 김태연이 2루타로 출루했고 노시환의 중견수 뜬공 때 3루를 밟은 뒤 채은성의 유격수 땅볼 때 득점에 성공했다. 5회에도 같은 패턴이었다. 선두 타자 하주석이 2루타를 때렸고 이재원의 희생 번트로 3루, 장진혁의 투수 땅볼 때 홈을 파고 들었다. 효율적인 공격을 펼친 한화는 결국 3-2로 역전했다.
마운드에선 바리아가 1회 실점 이후 오히려 집중력을 찾았다. 2회 1사에서 황재균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견제로 주자를 지워내며 실점 없이 마쳤고 3,4회엔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타선도 바리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6회초 김인환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고 한화는 대주자 이원석을 내보냈다. 이원석이 김태연의 투수 땅볼 때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KT가 내세운 작전은 내야 전진 수비. 그러나 노시환은 간결한 타격으로 센터 라인을 가르는 안타를 때려냈다. 1점을 더 보탠 한화는 채은성까지 우전 안타를 날리며 주자를 3루에 보냈다.
KT는 다시 한 번 승부를 걸었다. 안치홍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며 하주석에게 땅볼 타구를 노리겠다는 전략이었지만 타구를 중견수 앞에 떨어뜨리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나선 이재원은 무리하지 않고 중견수 방면으로 정확히 맞히는 스윙을 했고 높게 뜬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채은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로써 한화는 쿠에바스 상대 16경기 만에 첫 패배를 선사했다. 쿠에바스를 상대로 역대 최다인 6실점을 안기며 공포증까지 털어냈다. 종전 쿠에바스의 한화전 최다 실점은 2020년 5월 19일 6⅓이닝 7탈삼진 4실점이었는데 당시에도 쿠에바스는 승리를 챙겼다.
이어 배정대의 타석에서도 대형 타구를 내줬다. 펜스 방향으로 향한 공에 좌익수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타구가 펜스와 철망 사이에 꼈고 인정 2루타가 됐다. 결국 주자 2명이 모두 득점하며 6-4로 쫓겼다.
한화는 결국 투수를 바꿨다. 마운드엔 박상원이 등판했다.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바리아의 승리 투수 요건을 지켰다.
7회초 1사 1,2루 기회에서 노시환이 중견수 뜬공,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한 뒤 위기를 맞았다. 박상원이 강현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문상철에게 몸에 맞는 공, 로하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강백호에게 2루타를 맞았다.
8회엔 한승혁이 등판했다. 시속 150㎞ 빠른 공을 앞세워 오재일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수비의 도움도 받았다. 김민혁의 까다로운 타구를 2루수 안치홍이 몸을 날려 완벽히 걷어냈고 한승혁도 미소를 지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승혁은 배정대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깔끔히 이닝을 매조졌다.
9회 한화는 마무리 주현상을 등판시켰다. 황재균에 이어 장성우, 윤준혁까지 KKK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바리아는 5⅔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1㎞에 달한 포심 패스트볼을 44구로 가장 많이 던졌고 슬라이더를 22구 뿌렸다. 줄어든 슬라이더의 비중을 메운 건 체인지업이었다. 17구를 섞으며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했고 그 결과 3경기 만에 다시 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었고 시즌 4승(3패) 째를 챙겼다.
주현상은 시즌 14세이브(6승 2패 2홀드)를, 박상원과 한승혁도 각각 시즌 5호(1승 3패 1세이브), 시즌 10호(3승 4패) 홀드를 챙겼다. 한승혁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며 기쁨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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