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국정원)은 지난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정은이) 기존 약으로만 다스리기 어려운 상황도 일부 있지 않겠냐는 추정이 있었다"며 "기존 약제가 아닌 다른 약제도 찾고 있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몸무게가 140㎏에 달하고 체질량지수(BMI)가 정상기준(25)을 크게 초과한 40 중반에 달하는 등 초고도비만 상태로, 심장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할 것으로 분석한다.
또 국정원은 김정은이 30대 초반부터 고혈압과 당뇨병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하는데, 고혈압·당뇨병 등이 악화하면서 기존에 쓰던 약이 아닌 다른 약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약을 써야 한다'는 건 의학적으로 어떤 상태의 의미일까. 상급종합병원 가정의학과 A교수는 "비만·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예전보다 살이 더 쪘거나, 이들 질환으로 콩팥·간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경우, 당뇨병이 예전보다 더 진행한 경우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 기존 약을 늘리거나(증량) 다른 약으로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이 '위고비', '삭센다' 같은 해외의 최신 비만약(주사제)을 알아볼 가능성도 그는 제기했다. A 교수는 "김정은에게 고혈압·당뇨병을 불러온 원인은 비만"이라며 "비만수술을 받거나 비만치료제를 주사해 살을 뺀다면 고혈압·당뇨병도 같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엔 없는 이들 최신 비만약을 해외에서 들여오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수면장애도 비만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일 수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심한 수면장애 겪어왔는데,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살이 쉽게 찐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하루 6시간도 채 못 자는 사람은 식욕 조절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칼로리 섭취량이 많아지고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흡연과 과음은 만병의 적이지만, 특히 김정은처럼 고혈압과 초고도비만을 동시에 앓는 환자에겐 '독약'이다. 직·간접적으로 혈관을 조여오기 때문이다. A 교수는 "담배 속 유해 물질이 혈관을 수축하고, 혈관 내막을 손상해 동맥경화를 유발한다"며 "술은 그 자체가 독성물질인 데다 칼로리가 높아 비만을 부르고 결국 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은 말보로·던힐 등 외국 담배와 고급 안주를 다량 들여오고 있다.
키 170㎝, 만 40세인 김정은은 조금만 걸어도 호흡이 가쁜 특징이 드러난 상태다. 국정원은 "현 건강 상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가족력인 심혈관계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면밀히 추적 중"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나트륨이 많기로 유명한 에멘탈 치즈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이런 습관까지 더해지면 심뇌혈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없다.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는 "김정은의 심혈관 질환 가족력을 보면 그가 짜게 먹는 식습관까지 버리지 못할 경우 심근경색· 뇌경색·뇌출혈 등 심뇌혈관 질환이 급성으로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아버지 김정일은 심근경색 및 심장성 쇼크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한편 지난해 6월 머니투데이 보도(김정은 3년내 사망?…140㎏·수면장애·치즈 식탐, 기대수명 따져보니)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이 파악한 그의 신체 정보를 수명 예측 프로그램에 입력한 결과, 김정은의 기대수명은 '3년'에 불과했다. 당시의 체중이 줄지 않았다는 점, 기존 약물이 듣지 않는다는 점 등을 비춰볼 때 기대수명은 2년 남은 셈이다. B 병원장은 "김정은이 운전을 직접 하지 않고, 스트레스가 강하다고 가정해 미국에서 개발한 수명 예측 프로그램에 신체 데이터를 입력하면 김정은의 기대수명은 만 42세로 나온다"고 귀띔했다. 만 40세인 김정은이 현재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향후 2년이 고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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