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절 미사일 위기 40년만에 또?…푸틴, 미국에 경고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7.29 11:2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러시아도 미사일 배치로 맞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FPBBNews=뉴스1
2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러한 움직임이 냉전 시대 미사일 위기를 다시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 10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2026년부터 독일에 SM-6, 토마호크,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 등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단 계획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렇게 되면 향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우리 영토에 있는 목표물까지 약 10분이면 도달하게 된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그의 유럽 및 세계 다른 지역 위성 국가들의 행동을 고려해 상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우리는 해군의 역량 강화를 포함해 중·단거리 무기 배치를 유예한 데서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러시아의 관련 시스템 개발은 최종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독일에 배치하면 러시아도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에 나서겠단 얘기다. 미국과 러시아는 1987년 사거리 500~5500㎞의 중·단거리 미사일을 모두 폐기하고 개발을 전면 금지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했으나, 2019년 INF 의무 위반을 두고 양국이 비난전을 벌이다 미국은 파기를 선언했고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미사일 개발을 유예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건 냉전 당시 미국이 유럽에 중거리 퍼싱II 미사일을 배치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퍼싱II는 1983년 서독에 배치됐는데, 러시아는 이 같은 움직임이 서방이 소련에 대한 선제공격을 시작하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었다.

때문에 미국이 실제로 독일에 미사일을 배치하고 러시아가 미사일 배치로 맞불을 놓으면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외교관들은 양국 외교 관계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보다 더 악화됐다고 평가하며, 말로는 모두 긴장 완화를 촉구하지만 행동은 확전을 향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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