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사이클 대회 1·2·3위 휩쓴 트랜스젠더…"이유 뭐겠나" 선수 반발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4.07.26 21:52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州) 레드먼드에서 열린 여자 사이클 대회에서 1~3위에 오른 선수들. 빨간 화살표로 표시된 3명(왼쪽부터 제나 링우드, 조던 로스롭, 에바 린)은 트랜스젠더다./사진=엑스
미국에서 열린 여자 사이클 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속한 팀이 1~3위를 모두 휩쓸어 논란이다.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워싱턴주(州) 시애틀 인근 레드먼드의 사이클 전용 경기장에서 메리무어 그랑프리가 열렸다. 엘리트 여자부 2인 릴레이 경기에는 트랜스젠더 선수들도 출전했다.

주최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경기 결과를 보면 상위 3개 팀에 모두 생물학적 남성이 포함됐다. 이들의 이름은 조던 로스롭, 제나 링우드, 에바 린이다. 성염색체는 XY로 남성이지만, 사회적 여성으로 정체화한 MTF 트랜스젠더들이다.

한 여성 사이클 선수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들의 수상 사진을 올리고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으로 이뤄진 팀들이 여자 경기에서 1, 2, 3등을 차지했다"며 "100% 여성인 팀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겠냐"고 지적했다.

한 여성단체 이사는 "남성은 비슷한 체중을 가진 여성보다 20% 더 빨리 가속하고, 30% 더 강하다"며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1위 팀에 속한 조던 로스롭은 지난해까지 자신의 고향 캐나다 사이클링 리그에서 남자 선수로 활동했다. 2위를 차지한 제나 링우드는 2017년까지 남자부 경기에 출전했다. 3위 에바 린은 대학 남자팀 소속으로 경기에 출전해오다가 2022년 여자팀으로 전향하면서 순위가 급등했다.


미국 사이클협회 'USA 사이클링'이 올해 1월 도입한 규정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선수는 의료 기관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최소 24개월 동안 혈액 1리터당 2.5나노몰(2.5nmol/ℓ) 미만이라는 것을 입증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전미대학체육협회 여자부 수영 자유형 종목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리아 토머스가 출전해 우승했다. 그는 남성 생식기 제거 수술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사이클로크로스 챔피언십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2명이 여자 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해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사이클 대회에서 1위(가운데)와 2위(오른쪽)를 차지한 트랜스젠더 선수들./사진=엑스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 국제수영연맹과 세계육상연맹 등은 사춘기 이후 성전환 수술받은 선수는 여성부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했다. 사춘기를 남성으로 보냈다면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는다고 해도 그 이전의 신체 발달 수준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도쿄올림픽 때보다 성전환 수술받은 선수에 대한 출전 자격 기준이 엄격해졌다. 성소수자·스포츠 관련 소식을 전하는 매체 아웃스포츠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성소수자 추정 선수는 최소 155명으로, 186명으로 발표된 도쿄 올림픽보다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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