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미국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는 퇴임 후 12년 지난 1989년 아이오와주 웨스트 브랜치의 한 강당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포드는 빙그레 웃으며 "정상적 상황에선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당이든 남자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하면 여성부통령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35년 전 포드의 발언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회자된다. 해리스는 아직 대선 후보이고 현직 부통령이지만 포드가 단언한 것과 달리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은 건재하다. 건강이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소신에 따라 자녀 세대인 해리스에게 바통을 넘겼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의지를 꺾자 힐러리는 이틀 만에 뉴욕타임스(NYT)에 A4 세 장 분량의 긴 칼럼을 기고했다. 힐러리는 여성 후보가 미국 정치의 성 차별과 이중 기준을 극복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며 "저는 마녀, 고약한 여자, 그리고 훨씬 더 심한 말을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괴롭지만, 여성이 표의 맨 위에 있는 게 정상적으로 보이게끔 만든 점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해리스가 "최초의 흑인이자 아시아계 여성 후보로 거센 여러 도전에 직면하게 되겠지만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직언했다. 그러면서 "기록과 경력이 허위정보의 홍수와 추악한 편견으로 왜곡되고 폄하되더라도 소음을 뚫고 나아가라"고 격려했다. 다른 많은 여성 정치인들처럼 해리스가 "과소평가받고 있지만 '준비된'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로부터 다시 8년. 미국의 대졸 여성 노동자수는 이미 남성을 추월했다.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여성 유권자들은 분노한 상황이다. 2024년 미국은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있을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