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붕괴 후에도 흘러나온 클럽 음악…구조물 깔린 2명 숨졌다[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4.07.27 06:00

편집자주 | 뉴스를 통해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지난 2019년 7월27일 오전 2시30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 클럽 내부에서 복층으로 된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시민들이 매몰자들을 구조하려고 시도하는 모습/사진=뉴스1
2019년 7월 새벽 광주광역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복층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 34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건은 예방 가능했던, 철저한 인재 사고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동시에, 나이트클럽에 있던 대부분 사람이 자리를 뜨지 않고 깔린 사람들을 구조해내 시민의식이 빛난 사건이었다.



춤추는데 복층이 '쿵'…부실했던 구조물 무너지면서 34명 사상자 발생


5년 전 오늘인 2019년 7월27일 새벽 2시반쯤,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에 위치한 나이트클럽 '코요테 어글리'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마침 해당 나이트클럽은 주말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러다 갑자기 '쿵' 소리가 나면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복층 구조물은 2.5m 높이에 26㎡(7~8평) 규모로, 하부 기둥 없이 오롯이 상판을 천장에만 부착해 지나치게 얇고 엉성하게 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곳에 다수의 고객이 몰리면서 결국 구조물이 내려앉았다.

클럽 측이 사고 발생에도 음악을 즉각 중단하지 않아 30초가량 음악이 더 흘러나와 사고를 키웠다. 클럽에 있던 사람들은 복층이 무너지는 소리를 '팡파르'인 줄 알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나이트 클럽의 당시 모습/사진=뉴시스
사고가 난 나이트클럽은 불과 1년여 전인 2018년 6월에도 복층 구조물의 유리 바닥이 무너져 사람이 다쳤다. 업주는 이때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1년 전 비슷한 사고를 겪었지만 아무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게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당시 100여명 정도가 적정 수용인원인 클럽에 인원 제한을 두지 않아 약 370명이 몰렸던 것도 사고를 키웠다. 이 사고로 20대 1명과 30대 한 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32명 부상자도 발생했다.

부상자 중에는 당시 광주에서 진행 중이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미국과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선수들도 포함됐다. 대회를 취재하려고 모였던 외신들은 이 사건도 집중 보도해 사고 소식은 즉시 해외로 퍼져나갔다.



안타까웠던 사고…그러나 더 빛난 시민의식



운영자 측 대응은 부실하기 그지없었지만, 사고에 대응하는 시민의식은 빛났다.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자 인근에 있던 손님들은 즉각 부상자들을 둘러업어 입구로 날랐다. 복층에 있다가 밑으로 떨어져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밑에 깔린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힘을 보탰다.


광주 나이트클럽에서 사고가 발생하자 이들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구조물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고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이 붕괴된 구조물에 깔린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하나 둘 셋' 구령과 함께 힘을 합쳐 철제 잔해를 들어 올렸다. 또 남녀 40여명의 시민이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아래에서 구조물을 떠받치기도 했다.

떠받친 이들 중 8명은 클럽 종업원이었고 나머지는 클럽 손님들이었다.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 참석한 외국인 선수들도 있었다. 이들이 구조물 아래 끼어있던 부상자 4명을 구출했고, 사고로 숨진 이들도 빼냈다.

한 목격자는 "외국인들이 자기들도 추락하면서 상처를 입었지만 털고 일어나 구조물을 떠받쳤다"면서 "구조물을 들어 올린 사람 중 20여명은 외국인이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구조물이 무거웠던 탓에 외국인이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피해가 더 커졌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사고로 사상자 다수 나왔지만…운영자들은 집행유예



수십명 사상자를 낸 사고였음에도 시설물 운영자들은 모두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로 풀려나 많은 이들을 허탈하게 했다.

지난 2월7일 광주지법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건축법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클럽 업주 A씨(57)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무너진 클럽을 구조당국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JTBC 뉴스 캡처
공동 사업자 B씨(44·여)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00만원, 다른 공동 운영자 C씨(49)와 D씨(51)는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700만원의 원심이 모두 유지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업무상 과실치사상 범행은 고의가 아닌 과실범으로, A씨 등이 모두 반성하고 사망자 유족들을 포함해 국내 피해자들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여러 양형 조건을 다시 살펴봐도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클럽 사고를 키운 것은 2016년 7월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 운영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제대로 된 지도·감독 없이 영업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 조례를 가결되게 해준 대가로 클럽 운영자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이상동 전 광주시체육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추징금 5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돼 회장 직위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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