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과 관련한 연구는 2019년 여성경제연구에 실린 '맞벌이 가구의 시간배분에 관한 분석' 정도다. 남편인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공저로 냈다. 이 연구에서 유 수석은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은 자녀 수가 늘어날 수록 증가하지만, 남편은 어떤 설명변수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 수석은 초등학생 쌍둥이를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유 수석은 이 연구를 통해 특별한 정책적 제안을 하진 않았지만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맞벌이 부부에 육아 도우미 고용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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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가사부담 높은 가정에선 남편 육아 시간도 낮아"━
표본에 포함된 남성의 평균나이는 45세로 여성보다 3살 더 많고 학력은 약 0.7년 높았다. 평균 자녀수는 1.35명이었다. 남자는 월평균 317만6000원을 임금으로 받았고, 여성은 185만6500원으로 58% 수준이었다. 시간당 임금은 남성 1만5559원, 여성 1만311원으로 여성이 남성의 66% 수준이었다.
남자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7.87시간을, 여자는 6.46시간을 시장노동에 쓴다. 반면 가사노동은 남성이 하루 평균 0.31시간을, 여자는 이보다 8배 많은 2.49시간을 사용했다. 육아시간도 여자가 0.97시간, 남자는 0.39시간으로 약 2.5배가 많았다.
연구에서는 임금과 협상력을 가구 내 시간 배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봤다. 아내의 협상력은 남편의 시간당 임금 대비 아내의 시간당 임금을 말한다. 이 외에 나이와 학력, 자녀 연령, 부모 이외의 가구원 존재 등이 독립변수였다.
유 수석은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은 어떤 설명변수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아내의 가사노동시간은 자녀의 수가 늘어날수록 증가하고, 본인의 시장노동시간이 늘어날수록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육아시간의 경우 남편은 아내의 시간당 임금이 높을수록, 아내는 본인의 시간당 임금이 높을수록 더 많은 시간을 썼다. 유 수석은 "아내의 시간당 임금이 높을수록 자녀의 학업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 육아에 남편과 아내 모두 더 많은 시간을 배분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내의 상대임금이 높아질수록, 즉 아내의 협상력이 높아질수록 남편과 아내의 육아시간은 오히려 줄었는데 이는 육아서비스를 외부에 맡기기 때문으로 봤다. 아내의 주중 시장 노동시간이 길어도 남편의 육아시간이 감소했다. 아내의 시장노동시간이 길면 남편이 육아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자녀 돌봄을 외부에 맡길 가능성이 높아서다.
유 수석은 "아내의 가사 노동시간이 증가하면 남편의 육아시간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중에 아내의 가사노동부담률이 높은 가정일수록 육아에 관해서도 남편의 참여가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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