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에 타고 있던 탑승객 116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고작 48명, 절반도 되지 않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목포 공항에서 이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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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착륙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이 났다━
이날 오후 2시 20분 김포국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의 OZ733편 B737-5L9 여객기는 예정대로라면 55분 후인 오후 3시 15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목포 공항에 도착했어야 했다.
당시 목포 공항에는 강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객기는 도착 예정 시간이 9분가량 지난 오후 3시 24분 첫 번째 착륙 시도에 실패한다. 이어 4분 후인 3시 28분 2번째 착륙 시도를 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10분 후인 3시 39분, 3번째 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접근하던 여객기는 3분 후인 3시 41분 광주공항의 관제 레이더에서 사라지며 통신이 두절됐다.
충돌 타이밍에 교신하고 있던 광주공항 관제탑에서 갱신된 기상정보를 통보하고자 교신을 시도했으나 여객기는 응답이 없었다. 레이더에서 사라지고 9분이 지난 3시 30분, 이 여객기는 목포 공항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화원반도 야산(지령산 부근)에 추락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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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착륙장치도 없던 공항에 비까지 내려━
계속된 접근 실패에 조바심이 난 파일럿들도 서둘러 착륙을 시도했다. 기장이 다소 낮은 고도로 접근을 시도, 결국 활주로 접근 선상에 있는 산을 뒤늦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 4초 전, 하강을 멈추고 320피트(9.75m)를 상승해 762피트(232.3m)까지 올라갔으나, 끝내 827피트(252.1m)의 봉우리를 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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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명 사망한 인재…파일럿 경험 부족도 지적━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목포 공항은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생존한 승객 2명이 기내를 빠져나와 인근 마을에 내려가 파출소에 신고하면서 사고가 알려졌다. 파출소에서 관할 소방서인 목포 소방서에 신고했고 목포소방서와 해남 소방파출소 소방차 및 구급차들이 출동하고 119구조대도 출동해 구조 작업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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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부상자 노출 장면, 여러 번 내보낸 언론━
가벼운 원피스를 입은 여성 부상자를 구조하는 장면에서 원피스가 바람에 날려 위로 젖혀졌고 여성의 상·하의 속옷이 그대로 노출된 것. 공중파 방송사들은 해당 장면을 계속해서 내보냈고 신문들도 관련 사진을 대서특필했다.
이외에도 KBS 9시 뉴스는 여성 부상자의 성명과 주소를 번지수만 빼고 여과 없이 내보내 문제가 됐고 MBC 뉴스데스크는 다친 어린이에게 마이크를 들이대 뭇매를 맞았다.
게다가 사고 소식이 7월 31일 이후 급속히 줄어들면서 '냄비 저널리즘' 지적이 일었다. 결국 지상파 3사는 방송위원회의 경고를 받아 사과방송을 해야 했고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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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많은 목포 공항, 결국 역사 속으로━
사고로 인해 목포 공항의 여러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이를 대체할 공항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무안국제공항이 건설됐으며 무안국제공항 개항 후 목포 공항은 폐항돼 현재 군 전용 비행장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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