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집값 언제 잡으려고" 변죽만 울린 정부...양극화·공급 우려 여전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4.07.26 04:40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7.18.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서울 집값은 하늘을 향해 치솟는데 정부는 먼 산만 바라본다. 정부가 지난 18일 9개월 만에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일주일 만에 TF(태스크포스)를 출범했지만 내용은 없었고 시장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는 25일 김범석 기재부 1차관과 진현환 국토부 1차관 공동주재로 '제1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TF'를 열고 주택 시장 동향을 논의했다. 이날 TF는 지난주 열린 '제7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 논의 후속 조치다. 8월 중 발표 예정인 '추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과 관련해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지난주 정부 발표에 대한 부동산 시장 평가는 정부의 무대응을 확인했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었다. 정부가 출범 이후 공급을 충분히 하고 있고 1기 신도시 등 정비사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국지적인 시장 상승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요지였다. 그나마 발표한 그린벨트 해제 내용도 논의가 이미 됐던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다.

이날도 알맹이 없는 내용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절차 단축 등 도심 정비사업 신속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 주택공급 조기화, 수도권 내 추가 택지 확보,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을 언급했지만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주택 인허가 물량이 줄어들면서 2~3년 뒤 주택 공급이 부족할 거라는 시장 우려는 깊어진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주택건설사업 인허가 물량은 12만6000가구로 전년동기(16만6000가구) 대비 24%가량 감소했다. 인허가 물량 감소는 향후 주택 착공·준공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당초 정부가 연내 54만 가구 주택 인허가 목표치를 세웠는데 현재 23% 수준밖에 못 채웠다. 남은 하반기 동안 40만 가구 이상의 인허가가 이뤄지긴 쉽지 않다. 공사비 상승 등에 따라 주택 공급 여건은 악화하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4.07.21. ks@newsis.com /사진=김근수

그 사이 집값은 더 치솟는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멈출 줄 모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2일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0.30%로 전주보다도 0.02%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9월 둘째주(0.4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상승세를 확대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전주 0.13%에서 0.15%로 확대됐다.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시세 상승이 지속되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현 시장 상황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확인한 이때 시장 심리는 보다 빠르고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강남 일부 단지에서 전고점 부근을 회복한 가운데 점차 강남 외 지역, 비아파트로 매수세가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서울과 일부 수도권만 상승하는 상황이란 점이다. 따라서 정부가 이전 정부와 같이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취하기엔 지방 상황이 심각하다.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0.03%로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한 하락세다. 가장 큰 문제는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준공 후 미분양 증가에 따른 유동성 감소 우려도 커진다. 이는 건설업 전체를 휘청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 문제는 지방 중소형사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건설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며 "지방 건설사 도산은 하도급 건설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대형사의 공사 현장 차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민간 주택 공급에도 부정적일 수 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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