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연구 좀 하세요" 주주 속 타는데…딴짓하는 광동제약?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 2024.07.26 06:31

[증권업계가 보는 광동제약의 딜레마③]

광동제약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기자.

'비타500'으로 유명한 광동제약(대표이사 회장 최성원)이 토큰증권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 제약사가 F&B(식음료) 매출에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음에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다시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조각투자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고 시장 자체에 대한 검증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금융IT·핀테크 기업 핑거와 전자증권 발행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 3월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실무협의체 구성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을 바탕으로 광동제약이 향후 출시할 신제품의 예상 매출액 등을 가치평가 하면, 핑거는 전자증권으로 발행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방침이다.

본업인 제약 부문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상황에 신사업 도전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광동제약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업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광동제약의 연구개발 비용은 204억1000만원(별도)으로 매출액 대비 2.2% 정도다. 올해 1분기 다시 1%대로 내려앉았다. 유한양행, 보령, 동아에스티, 삼천당제약, 셀트리온 등이 5%를 훌쩍 넘긴 것과 상반된다.

1호 상품은 의약이 아닌 식음료 제품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광동제약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비중에서 먹는샘물 삼다수가 33.8%를 차지했다. 비타500류(10.9%·약국영업 제외), 옥수수수염차(4.8%), 헛개차(4.7%)도 비중이 상당히 높다. 반면 의약품 부문 면역주사제(백신류)는 6%에 불과했다. 전립선암, 유방암 등 함암제류 매출도 2.5%뿐이다.


현재 STO(토큰증권 발행) 시장이 암흑기에 머물러 있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존 본업과 다소 거리가 있는 만큼 괜한 비용 투입만 이뤄지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STO 법제화를 추진한 윤창현·김희곤 전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국회 입성에 실패하면서 시장 개화를 주도할 인물이 부재해졌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사업이 시장의 큰 관심을 모았던 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다시 소외되는 모습을 보여 새 먹거리로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다른 조각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증됐다고 여겨졌던 미술품마저도 청약이 취소되는 등 고전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주주 입장에선 불안할 수 있다"고 했다.

조각투자 업계의 시선도 긍정적이지 않다. 한 조각투자 기업 마케팅 담당자는 "(광동제약의 토큰증권 사업 진출이) 단기 주가 부양책으로 활용되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도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협력하는 것은 너무 좋은 방향이지만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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