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와 간편결제사의 손절로 소비자가 티몬에서 사실상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됐다. PG사와 간편결제사는 빗발치는 소비자의 환불 요청에 티몬에서의 결제 자체를 막았다. 간편결제사는 티몬에서 대폭 할인 판매된 문화상품권의 자사 포인트 전환도 중지했다.
24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PG사와 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은 티몬에서 결제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창구를 닫았다. 간편결제를 이용하지 않고 티몬에서 바로 카드결제를 하려면 PG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카드결제가 막힌 상황이다. 카카오페이·토스페이도 티몬에서의 간편결제 지원을 중단했다.
PG사와 간편결제사는 소비자가 환불을 요청할 때 티몬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결제 자체를 막았다. 카드결제가 취소되면 PG사는 티몬으로부터 돈을 받아 카드사에 결제액을 돌려줘야 한다. 티몬이 돈을 주지 않으면 PG사가 중간에서 부담을 떠안게 되는데, 현재까지 누적된 결제취소 요청액이 PG사가 정한 한도액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PG사는 현금담보 등을 제공해야 한도액을 늘려줄 수 있다고 티몬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페이·토스페이도 환불 요청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티몬에서의 결제 지원을 멈췄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G사가 카드승인을 요구하는 통로 자체를 막아서 티몬에서 카드결제창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티몬에서 저렴하게 판매된 해피머니도 현금화 창구가 막혔다. 네이버페이·페이코·SSG페이 등 핀테크와 구글은 해피머니를 자사 포인트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해피머니는 전국 4만2000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권이다. 포인트로 전환된 금액을 정산받지 못할 상황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통된 해피머니의 상당수는 티몬에서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티몬은 해피머니를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권은 2~3% 할인된 가격에 팔린다.
해피머니가 포인트로 전환되면 핀테크는 해피머니로부터 정산금을 받아야 하는데, 핀테크는 현재 티몬의 정산 능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티몬-해피머니-핀테크로 이어지는 현금흐름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실제 해피머니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는 최근 해피머니를 다른 포인트로 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티몬의 선불충전금이 티몬캐시 역시 포인트 전환이 막히는 분위기다. 페이코는 전날 티몬캐시를 페이코포인트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티몬캐시의 규모는 약 5억원으로 추정된다.
티몬·위메프에 입점한 셀러에게 선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던 은행과 온투업체(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P2P)는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선정산 서비스는 티몬·위메프·G마켓·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셀러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이다.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티몬·위메프 셀러를 대상으로 한 선정산 대출을 멈췄다.
티몬·위메프 셀러에게 수억원 규모의 대출을 내준 온투업체 어니스트AI(옛 어니스트펀드)도 최근 티몬·위메프 셀러에게 나가는 신규 대출을 멈췄다.
은행과 온투업체가 선정산을 중단한 건 티몬·위메프의 정산지연으로 담보를 실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선정산 서비스의 담보는 셀러가 보유한 정산채권이다. 셀러는 물품 등을 판매하고 나서 온라인 플랫폼으로부터 1~2개월 뒤 정산을 받기 때문에 셀러가 가진 정산받을 권리가 곧 선정산 서비스의 담보가 된다. 그러나 최근 티몬·위메프가 셀러에게 정산을 해주지 못하고 있어 정산채권이 부실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신용카드 결제 중단 등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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