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AFP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공영 방송 프랑스2와의 인터뷰에서 "8월 중순까지는 올림픽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현 내각을 유지하겠다"며 "올림픽 이후 폭넓은 지지를 받는 총리를 지명하는 일이 나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결선 투표가 진행된 프랑스 총선에서 제1당을 좌파연합 신인민전선(NFP)에 내준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총리 지명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NFP가 182석으로 1위를 차지했고 마크롱이 이끄는 중도연합 '앙상블'은 168석으로 2위로 밀렸다. 마린 르펜이 실질적 리더인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은 143석으로 3위에 그쳤다. 이후 다수당이 된 NFP는 새 총리 후보로 37살의 루시 카스테트 파리시 재무국장을 낙점했지만 마크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의회 내에서 먼저 국정을 위한 연정을 이룬 다음 합의에 의한 총리후보를 지명하는게 순서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좌파연합이 선택한 총리를 사실상 거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주말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동안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구성에 대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8월 중순까지는 정부를 바꿀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33회 파리 올림픽은 오는 26일 개막해 8월 12일 끝난다.
좌파 진영은 마크롱의 행보를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NFP 내 최대 진영인 극좌 성향 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엑스(옛 트위터)에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공화 전선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마뉘엘 봉파르 의원도 "민주주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부정"이라고 말했다. 클레망스 게트 의원은 "마크롱은 오늘 밤 그의 권위주의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총선 결과에) 승복하거나 아니면 사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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