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2배 늘었는데 상장?…불붙은 IPO시장, 피해는 개미 몫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 2024.07.24 10:52

증권사 IPO 실적 경쟁 심화…한국투자증권 '아이엠포텐 상장주관 계약' 등 비판 목소리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코스모뷰티서울)·국제건강산업박람회(헬스&뷰티위크)'를 코스메틱 브랜드 '시크블랑코' 대표 자격으로 방문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사진=뉴스1.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을 맞이하면서 다양한 기업이 상장 채비에 나선다. 최근 유명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들도 연달아 증시 데뷔 계획을 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증시 입성 과정에서 이목을 끌수는 있지만, 장기적 기업가치 상향에 대한 검증이 우선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성장성을 고려하지 않은 증권사의 무분별한 상장주관 계약도 지적받는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운영하는 화장품 기업 아이엠포텐이 상장 채비에 나섰다. 지난달 20일 아이엠포텐은 한국투자증권과 IPO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엠포텐은 뷰티 부문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브랜드 '홍샷'과 '시크블랑코'를 보유하고 있다. 가수 조아서를 영입해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도 병행한다.

음식 예능으로 유명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도 올해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더본코리아 신규상장을 위한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했다. 통상적으로 승인 여부는 45일 내 결정돼 이른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지만, 세부사항에 대한 추가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할 경우 심사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각 사의 대표들이 유명인인 만큼 주식시장의 관심이 뜨겁지만 잡음도 많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가맹 브랜드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이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며 논란이 됐다. 회사가 2022년 가맹점 모집 당시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약속했음에도, 실제 매출은 절반에 불과했다는 주장이다. 더본코리아 측도 강하게 반박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아이엠포텐 기업개요./그래픽=이지혜 기자.

아이엠포텐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규모가 과하게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아이엠포텐의 직원 수는 4명에 불과하다. 아이엠포텐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22억5000만원이며, 연간 매출액은 6억688만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7억3798만원이다. 전년(3억4734만원)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기업의 성장성보다 개인 인지도에 치우친 IPO 채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이엠포텐은 기업 규모가 워낙 작고 수익성도 안 좋은 상황이라 무난히 상장이 진행될 거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최근 증권사들의 주관 실적 경쟁에 따라 기업 내재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우후죽순식 주관사 선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연예인 출신 사업가의 성공적인 상장 사례도 있다. 뷰티 브랜드 '롬앤'과 '누즈'를 보유한 아이패밀리에스씨가 대표적이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가수 출신 김태욱 회장이 이끌고 있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2021년 10월 상장한 이후 가파른 실적 성장을 이뤄내면서 주가도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 주가는 공모가(2만5000원)을 크게 웃도는 3만원 후반대다.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75% 늘어난 574억원, 영업이익은 152.5% 증가한 118억원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호조세를 보이면서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이익 성장 기울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가팔리지며 주가가 리레이팅(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긍정적인 IPO 선례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화제성이 아닌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까지 어느정도 기간이 남았더라도 그 안에 뚜렷한 개선 성과를 보이지 않으면 순항을 장담하기 어려운 게 현실"며 "상장이 목적이 되면 투자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안정적 실적 등 기초체력에 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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