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가온 SK온의 시간…'미션 파서블'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4.07.25 06:01
SK온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계획/그래픽=임종철
"이제는 SK온의 시간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지켜본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알짜 자회사'들을 총 집결시킨 만큼, SK온이 자체 경쟁력을 보여야 할 차례란 뜻이다. SK그룹은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SK E&S를, SK온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을 붙이기로 했다.

SK온의 누적적자는 올 1분기 기준 2조5876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투자한 금액은 20조원이 넘는데 단 한 번도 분기 흑자를 기록해보지 못했다.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상황을 반전시켜야 한다.

시간이 많진 않다. SK온의 IPO(기업공개) 목표 시점은 '2026년 말'이다. SK온은 이를 앞세워 3조원 수준의 프리IPO 자금을 모집했다. 성과보상 개념으로 SK온 직원들에게 제시한 '가상 주식' 역시 2027년까지 상장 못 할 경우 소멸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상장이 안 된다면 내외부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흑자와 상장은 불가능한 미션이 아니다. 일련의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과 SK온의 체력이 레벨업된 건 분명하다. S&P는 현금흐름 변동성 감소 등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석희 SK온 대표가 신년사에서 말한 선승구전(先勝求戰, 이기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싸움에 임한다)의 형세가 가까워졌다.


이제 캐즘의 터널 끝까지 달릴 '충전'은 마쳤고 남은 건 생존이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아직 13% 수준에 불과하기에 '버티는 배터리 기업'에 기회가 갈 것으로 관측된다. 캐즘이라지만 올해 전기차 배터리는 사용량이 전년비 23% 증가했다. 그 정도로 고성장을 담보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SK온은 △R&D 확대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 △원통형 등 신규 폼팩터 개발 △LFP·미드니켈 등 제품 라인업 확보 등의 과제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내년엔 설비투자가 마무리 수순이고, 폴스타 등도 고객사로 추가한다. 이 과실을 수확하기 시작한다면 리밸런싱은 '시간을 확보한 성공한 딜'로 평가받을 것이다. SK온이 '미생'을 넘어 SK그룹의 '완생'으로 거듭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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