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7조 증발, '개미무덤' 된 카카오…김범수 후폭풍 어디까지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7.24 05:15
최근 일년간 카카오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카카오 그룹주의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조7000억원가량 날아갔다. 카카오가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이라는 악재를 맞아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사법리스크가 다시 한번 불거지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그룹주 전체의 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일 대비 2200원(5.36%) 내린 3만8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 출발한 카카오는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세에 추락했다. 주가는 장중 3만8700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27일 기록한 52주 최저가(3만7300원)에 가까이 가기도 했다. 카카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약 9755억원 증발했다.

카카오 그룹주의 시가총액도 대거 날아갔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그룹사 10곳의 시가총액은 34조6710억원으로 전날보다 1조7120억원 줄었다. 에스엠 등은 강보합세를 나타냈으나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3%~7%대 약세를 보이면서 시총 하락을 이끌었다.

주가 약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은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등)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최대 20일간의 구속기간 김 위원장을 상대로 집중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인수전을 벌일 당시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하이브가 에스엠 주식을 12만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는데, 김 위원장은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에스엠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설정한 혐의가 있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약 2400억원을 동원해 에스엠 주식을 장내 매집하며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의무(5%룰)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해당 수사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며 본격화됐다.


카카오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는 자회사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이미 대폭 낮아진 상황이다. 이달 카카오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16곳 중 15곳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법리스크가 다시 한번 불거져 주가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김범수 위원장의 구속으로 투자자들은 시세조종에 대한 법리 판단이 어느정도 끝났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김범수 위원장을 비롯한 카카오 이사회에서 시세조종을 막지 못했으니 지배구조가 악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주주가치가 제고될 수 있는 여지가 더 적어졌다"고 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총수가 구속된 것이 처음인 만큼 그룹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이 어렵다"라며 "수사 과정에서 구속돼 장기적으로 유죄 입증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주가는 사법리스크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에 달렸다"고 했다.

카카오를 비롯한 페이, 뱅크, 게임즈 등 그룹주의 주가에도 먹구름이 끼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에서 매출이나 이익 성장이 크게 나오는 자회사가 없기도 하다"라며 "카카오 그룹사끼리의 사업적 협력이 있는 부분도 있었고 브랜딩, 마케팅 측면에서도 영향을 주고받았다 보니 주가도 다 같이 동행하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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