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늘었는데 중금리대출 내준 저축은행 줄어…중소형사 한파 이어진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4.07.23 16:10
저축은행 2분기 민간중금리 대출 취급현황/그래픽=이지혜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1년 새 5000억원 가까이 늘었지만 대출을 내주는 저축은행 자체는 외려 줄었다. 자본여력이 있는 상위 저축은행은 대출을 차츰 재개하는데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출을 멈춘 탓이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중 63%에 이르는 50개 저축은행은 올해 2분기 민간중금리 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민간중금리 대출은 햇살론·사잇돌 등 정책보증상품을 제외하고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취급한 대출 중 신용점수 하위 50% 차주를 대상으로 시행되면서 금리가 17.5%를 넘지 않은 대출을 말한다.

대출을 접은 저축은행은 1년 새 2개 더 늘었다. 지난해 2분기 민간중금리 대출을 내주지 않은 저축은행은 48개였다. 2개 저축은행이 추가로 대출을 멈췄는데도 민간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되레 늘었다. 올해 2분기 취급액은 2조3300억원으로, 1년 전 1조8600억원에서 25%(4700억원) 증가했다.

민간중금리 대출은 자본력이 되는 상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자산규모 35위 이하 저축은행 가운데 올해 2분기 민간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삼호저축은행뿐이다. 2분기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29개 중 6개(BNK·KB·NH·신한·우리금융·하나)는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이다. 나머지 저축은행도 은행·증권사·대부업체 계열사이거나 모회사가 외국자본이라 기본적인 자본력을 갖췄다.


1년 전만 해도 대출에 동참했던 중소형 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발을 뺐다. HB·모아·참저축은행은 지난해 2분기 민간중금리 대출을 총 260억원가량 취급했으나 올해 2분기엔 신규대출을 내보내지 않았다. 모아·참저축은행은 오너 체제의 개인소유 저축은행으로,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모기업이 따로 없다.

중금리대출이 대형 저축은행으로 쏠림으로 저축은행 양극화는 하반기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을 내야 자본력을 키울 수 있는데 하반기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경공매 대상을 확대하고 경공매 주기를 단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공매 주기가 짧아지면 PF사업장의 매각가가 낮아져 대출원금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저축은행의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한 중소형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예대마진이 예전처럼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중금리 대출을 취급하긴 부담이 있다"며 "대형 저축은행은 올해 조금씩 대출을 늘려서 마진을 남기려고 하는 기조이지만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출을 키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보니 마진 자체를 남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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