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공직 할당제 반대 시위 사망자 174명으로 늘어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4.07.23 18:18
방글라데시에서 논란이 된 국가유공자 가족에 대한 공직 할당제를 축소했지만, 시작 일주일이 넘은 대학생들의 시위의 피해는 커진다. 정부의 진압에 의한 사망자가 174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장갑차에 올라탄 방글라데시 군인들이 22일 통행금지령이 발동된 다카시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 정부의 '공무원 할당제' 부활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격회하며 지금까지 163명이 숨지고 500명이상이 체포됐다. 2024.07.22 /AFPBBNews=뉴스1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독립 유공자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가 이어지면서 지금가지 174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2500명가량 체포됐다. AFP는 "정부는 공식 사망자 수를 밝히고 있지 않다"며 "경찰과 병원이 집계한 희생자 수를 AFP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결과, 대학생과 경찰을 포함한 희생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 다카의 경찰 대변인은 외신에 "이번 사태로 1000명 넘게 체포했고, 여기엔 야당 지도부도 포함됐다"며 이번 시위로 경찰 3명이 사망하고 1000명 넘게 다쳤으며 이 중 60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주말 동안 정부는 군대에 즉시 사격 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사망자가 급증했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반정부 시위는 16일(현지시간) 시작했다. 시위는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에서 싸운 참전 용사들의 가족들에게 정부 일자리의 30%를 할당하는 할당제 추진이 촉발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정부는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이같은 정책을 철회하려 했지만, 6월 다카 고등법원이 이 정책에 문제가 없다며 폐지 무효 결정을 내리자 대학생들이 길거리로 나왔다.


[다카=AP/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공무원 일자리 할당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한 경찰관을 구타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대법원은 공무원 일자리 30%를 독립전쟁 참전용사 후손에게 할당하는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자 21일 독립 유공자 후손 우선 할당 비중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2024.07.22.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억7000만의 인구를 가진 이 나라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불평등이 제도로 인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대중의 분노를 샀다"며 "방글라데시를 20년 넘게 통치한 하시나 지도자를 압박하는 심각한 '도전'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CNN도 "인기 있는 공무원 일자리는 직업 보장과 높은 임금으로 이어지는데 특정 군인 가족에게만 나눠주는 할당제도는 젊은이들을 분노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거센 시위 이후 21일 대법원은 독립유공자 혜택을 30%에서 5%로 줄이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AFP에 따르면 시위 주도 학생 단체는 22일부로 48시간 동안 시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의 통행금지령은 이어졌다. 정부는 또 수도 다카에서 모든 집회를 금지하고 인터넷까지 차단했다.

(다카 AFP=뉴스1) 조유리기자 = 방글라데시 학생과 구직 청년들이 4일 폭우가 내리는 다카시에서 공무원 채용에 쿼터제를 재도입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7.04 /AFPBBNews=뉴스1
[다카=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경찰관들이 통행금지 동안 봉쇄한 거리를 경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보수가 높은 정부 일자리 30%를 독립전쟁 참전용사 후손에게 할당하는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독립 유공자 후손 우선 할당 비중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2024.07.22.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시위에 대해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했다. 하시나 총리는 전날 다카에서 열린 재계 지도자 행사에서 한 연설을 통해 "방화 테러리즘이 시작됐을 때 시위하던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이 일(테러리즘)과 무관하다고만 말한다"며 "우리는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통행금지령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폭력시위에 따른 유혈사태의 책임이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BNP)과 또 다른 야당 자마트-에-이슬라미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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