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교육위, 도입 앞둔 AI 디지털 교과서에 "실체 알 수 없어 답답"

머니투데이 이승주 기자 | 2024.07.23 16:35

[the300]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dahora83@newsis.com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내년 3월 도입이 예정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에 대해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실체를 제대로 알 수 없다"며 잇따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23일 오후 2시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에듀테크를 2~3년 동안 이용해봤는데, (에듀테크 기기로) 아이들의 학습이 더 잘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선생님과의 교감에서 아이가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교육부에서 이야기하는 AIDT의 실물이라도 볼 수 있다면 논쟁하기 쉬울 텐데 꼭꼭 숨겨놓고 '좋은 것'이라고만 말하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도 인사말을 통해 "AI라는 단어를 유행처럼 쓰지만 정작 실체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교육에 활용해도 되는 AI 기술이 무엇이고, 그 비용과 책임은 어떻게 정할지 등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며 "복잡한 학교 현장을 두고 수천억 원의 예산을 단기간, 한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정부 결정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주호(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4.07.12.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주정흔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자기 주도성 해결의 비현실성 △사교육비 감소의 비현실성 △학습데이터의 추상화 △학생들의 정신건강 악화 △개인 정보 문제 등을 우려했다.


주 선임연구위원은 "2021~2023년에 이뤄진 AIDT 연구 결과를 보면 AI 기기로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을 끌어낼 수 없었고 'AI 기기로 학원을 대신하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없었다. 온라인 학습 능력이 학생의 학습 역량 전체로 볼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며 "해외에선 보다 실질적 검증을 거친 뒤 점차 도입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40년 목표인데 우리는 다소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전날(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교실 혁명'이라고 하지만 실체가 없는 뜬구름이다. 수업 효과 등 어떤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꼬집었다. 강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교육 주체들 간의 숙의 과정도 없이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진 바 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 학생 맞춤형 특수교육 AI 디지털교과서가 나와 있지만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면 (특수교육 대상 아동들이) 적응되겠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는 현 정부 국정과제 및 3대 교육개혁 과제인 디지털 교육혁신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내년 3월부터 수학, 영어, 정보 및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 사회, 과학 등 모든 교과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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