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의 '2차 TV 전쟁'은 게임…"얼어붙은 수요 녹인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4.07.24 06:11
/그래픽 = 김다나 디자인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게이밍 TV 시장 개척에 나선다. 높은 화질과 우수한 사운드를 요구하는 게이밍 TV 시장을 '초격차 기술'로 공략해 TV 수요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스마트TV에 탑재되는 자체 플랫폼 '웹O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콘솔(게임기)과 컨트롤러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LG전자는 게임 스트리밍 전문기업인 '블랙넛'과 협업해 게임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LG 스마트TV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2021년 출시된 TV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LG전자는 2억대 이상의 스마트TV에 탑재된 웹OS를 활용해 게임 역량을 키우고 있다. 3000여개 이상의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TV 플랫폼을 활용해 관련 사업의 매출을 조 단위 규모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엔비디아(지포스 나우)나 아마존(루나)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했다.

삼성전자도 게이밍 TV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독자 게임 서비스인 게이밍허브를 지속 업데이트하고, TV와 OLED 스마트모니터의 게임 기능을 개선했다.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주요국 시장에 출시한 2024년형 TV와 스마트모니터에도 게이밍허브를 탑재해 출시했다. 게이밍허브의 사용자 수는 출시 1년 만에 13배 이상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게이밍 TV 항목을 따로 개설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류지만, 음향·화질·연결성 등 삼성만의 차별화된 TV 기술을 알리겠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생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더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게이밍 TV 수요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TV 시장 침체에도 견조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9년까지 글로벌 TV시장은 평균 0.29% 역성장하지만, 2030년까지 게이밍 TV 시장은 연평균 13.3%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북미·아시아의 젊은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게이밍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게임 플랫폼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다른 브랜드에 플랫폼을 판매해 거두는 수익 외에도 광고·구독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유럽 TV 브랜드 '로에베'는 자사의 프리미엄 TV 라인업인 '스텔라'에 삼성전자의 게이밍허브를 넣었다. LG전자의 웹OS는 400여개 이상의 TV 브랜드가 사용한다.

양사는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일 웹OS에 탑재할 게임을 모집하기 위해 '글로벌 해커톤'을 열었고,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과 게임 개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도 핵심 파트너인 엑스박스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하반기에도 게이밍허브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큰 TV보다는 게임이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TV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고사양 게임에 적합하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범용성 높은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면 게이밍 TV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한 달 복통 앓다 병원 가니 이미 전이…"5년 생존율 2.6%" 최악의 암
  2. 2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3. 3 커피 하루 2~3잔 여성의 몸에서 생긴 변화…남자는? '글쎄'
  4. 4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
  5. 5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