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에 韓행정부도 '촉각'…환율·주식시장엔 불확실성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김훈남 기자, 최민경 기자, 김주현 기자, 서진욱 기자 | 2024.07.22 17:0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노예 해방 기념일을 맞아 열린 준틴스 콘서트에 참석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4.07.2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미국 대선의 향방은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인 만큼 커진 대외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임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여전히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미국 대선의 향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 중이다. 다만 회의체 소집 등 당장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민주당 후보가)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지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논의체가 있으니 앞으로 구체화되는 상황에 맞춰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서 거론한 내부 논의체는 지난 4월 도입한 대외경제자문회의 등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가 확정되기 전인 지난 19일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소집해 미국 대선 관련 최근 논의 동향과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대외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대선은 2020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경합주 선전 여부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 견제 정책 강화 등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대외경제자문회의에서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 감안시, 정권에 상관 없이 양국의 교역·투자 등 우호적 경제협력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미국 대선 전개 양상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통상 분야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인한 경쟁 구도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대세다.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는 해리스 현 부통령 역시 바이든 1기 행정부의 일원인 만큼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반도체법(칩스법) 등으로 글로벌 통상 이슈를 주도했다.


두 법은 각각 친환경산업과 전략 반도체 산업 지원이라는 적용 분야는 달리했지만 보조금과 세제혜택(인센티브) 등 재정적 수단으로 미국과 동맹국 내 생산시설 확충을 노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후보가 주도하고 있는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와도 차별화를 노릴 것으로 보여 동맹국 중심 공급망인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집중한 공약이 강화될 전망이다.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에 대비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세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못 미치는 상황인 탓이다. 해리스 부통령으로 후보를 교체하더라도 동일한 행정부의 정책을 넘겨받는 것이니 만큼 '안정'보단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북미유럽팀장은 "대선 후보가 교체되더라도 바이든 캠프에서 후보가 바뀌는 것이라 정책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 등을 그대로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대선 향방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이라는 정치적 이벤트의 불확실성 증대로 약해진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386.7원·오후3시30분) 대비 0.8원 오른 1387.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상승 폭을 키우기 시작해 1389.9원까지 터치했다. 오후 3시30분 기준 종가는 1388.2원이다. 정치 불활실성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졌지만 실제 환율 급변동으론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 하락한 2763.51로 끝났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는데 종가는 2.26% 내린 809.96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딩이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악영향이 우려되는 이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심리가 작용했다.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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