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KB스타뱅킹미니' 앱 서비스를 종료했다. 조회·이체·인증서·상품 등 스마트뱅킹의 4가지 기능만 뽑은 '초경량 앱'으로 2015년 출범했으나 9년의 운영 끝에 서비스를 마쳤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미니 서비스들을 KB스타뱅킹에서 이용하라고 안내했다.
KB스타뱅킹미니는 출범 당시 간편한 거래를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2021년 KB스타뱅킹이 '슈퍼앱'으로 개편되는 등 UX·UI(사용자경험·환경)가 개선되면서 장점을 잃었다. 로그인도 지문인식 등이 대세로 자리잡을 동안 KB스타뱅킹미니는 과거 방식인 금융·공동인증서를 사용하면서 뒤쳐졌다.
NH농협은행도 지난 15일부터 'NH앱캐시' 앱 서비스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오는 10월28일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한다. NH앱캐시는 앱카드처럼 결제를 할 수 있도록 2016년에 출범한 은행 주도의 결제 플랫폼이다.
지주사의 카드앱과 기능이 중복되고 농협은행이 'NH올원뱅크'를 슈퍼앱으로 키우면서 서비스를 종료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NH앱캐시의 '현금카드' 기능은 NH페이에서, '직불 결제'와 '바우처' 기능은 올원뱅크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도 디지털 전략 방향을 슈퍼앱 '슈퍼SOL(쏠) First'로 설정하고 역량을 모으는 모양새다. 지난 6월부터 기존 앱으로 연결되던 '포인트모으기' 기능을 슈퍼쏠로 단일화했다. 출범 후 슈퍼쏠은 고객 수 500만명을 달성한 반면 기존 뱅킹앱 '쏠뱅크'와 카드앱 '쏠페이'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올 1분기 각각 49만명, 11만명 줄었다.
은행들이 '원앱(여러 기능을 담은 하나의 앱)'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에 있던 앱의 기능을 통합하거나 아예 서비스를 종료하는 추세다. 은행들은 슈퍼앱의 등장으로 이용자수가 감소하는 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슈퍼쏠처럼 고객들이 슈퍼앱으로 유입돼 고객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로운 버전의 앱이 생기면 자연히 과거 앱들은 잊혀진다"며 "옛날 앱을 고집하는 분들도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슈퍼앱으로 갈아타지만 점차 적응하면서 활성 사용자가 된다"고 말했다.
대신 은행들은 고객이 많이 찾는 앱이나 고유한 특성이 있는 앱까지 원앱 정책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통합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슈퍼앱이 중요한 건 맞지만 고객 편의성을 해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 앱 중에서 남아있는 '리브넥스트(청소년 전용 은행앱)'나 '리브엠(알뜰폰)'은 특정 대상만을 위한 고유의 역할이 있는 서비스"라며 "한때 10개가 넘는 앱이 있었지만 지금은 꼭 필요한 앱 5개 정도만 남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도 "슈퍼쏠에 모든 기능을 합하고 싶지만 앱이 너무 무거워지거나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객 편의성을 우선순위로 두고 기존 앱들을 슈퍼쏠 원앱으로 통합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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