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공의 충원? 제자로 인정 안 해"…못 박은 세브란스 교수들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7.22 10:40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세브란스 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27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2024.06.27.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정부가 오늘(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가을턴)을 시작한 데 대해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사직서가 처리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채운다면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 수련병원이 정부에 제출한 '가을턴' 모집인원은 7707명에 달한다.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로 구성된 이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결국 정부의 명령대로 세브란스 전공의(인턴·레지던트)는 일괄 사직 처리됐다"며 "병원은 내년 이후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가을 턴으로 정원을 신청했지만, 우리 교수들은 이 자리는 우리 세브란스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선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새 전공의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과 달리, 의대 교수들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의 폭압과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병원이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없는 이들로 채용한다면, 그건 정부가 병원의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제자나 동료가 아닌 '근로자'로 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연세의대 교수들은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에 (새 전공의를)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 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사직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겠단 입장도 내놨다. 비대위는 "세브란스 전공의가 사직했더라도 세브란스는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당당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그들을 지원하고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 (사직한) 전공의들은 이미 모든 교직원과 함께 세브란스이기에 우리의 노력과 지지는 세브란스의 수련과 학풍을 지키기 위한 옳은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처음부터 재고해 신뢰를 회복하라"고 주문했다. 비대위는 "병원은 그동안 해온 정부의 기상천외한 폭압적 대책을 목도했기에 정부의 부당하고 무모한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한 것"이라며 "정부가 병원으로 넘긴 재정적·법적 책임과 국민과 환자의 건강상 피해의 책임, 국가 의료 붕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의 사직 시점을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2월)이 아닌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한 6월 이후로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이는 전공의의 사직과 관련한 법률적, 고용상의 부담과 책임을 병원에 전가하려는 것"이라며 "전공의의 의지를 병원이 무시하도록 강요하고, 혹시라도 사제의 정으로 2월 사직으로 처리하면 이 사태에 대한 법적인 책임이 병원에 넘어가도록 획책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을 통해 교수와 전공의 사이의 의를 끊게 하고, 병원과 교수와 전공의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더 이상 꼼수와 헛된 수작을 부리지 말고 국민 건강과 우리나라의 의료를 위해 모든 것을 되돌리는, 책임 있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며 "신뢰를 회복하는 분위기에서 전공의·학생과 직접 대화에 나서 젊은 그들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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