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3억" 돈 불리는 데 단 1년? 'KTX계' 뭐길래…노인 울렸다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 2024.07.22 06:00
KTX처럼 빠른 속도로 수익금을 지급한다며 이른바 'KTX계'를 설계한 뒤 전국에서 282억원을 모아 빼돌린 사기범이 검찰의 보완수사 끝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100만원을 1년 만에 3억원으로 만들어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갔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 홍성지청 형사부(부장검사 정원석)는 지난달 13일 사기·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63)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불특정 다수 피해자로부터 282억원을 계금 명목으로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충남 보령에 근거지를 두고 KTX계를 설계했다. 이어 서울, 광주광역시, 전북 전주시, 세종, 대구 등에 지점을 만들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계원을 모집했다.

A씨는 세미나에서 "KTX계는 미국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연구한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며 "'뫼비우스의 띠'의 원리로 3510명이 만들어지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평생 깨지지 않고 돌아가 100만원으로 1년에 3억원을 벌 수 있다"고 홍보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KTX계는 다단계 구조로 이뤄졌다. 다수의 후순위 계원들의 계금으로 선순위 계원들에게 고액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폰지사기' 수법이었다. 후순위로 갈수록 수익금 지급에 필요한 신규 계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돼 결국 계가 유지될 수 없는 구조였다.


A씨는 납입받은 계금을 임의로 빼내고 유령계원(계금 납입 없이 수익금만 배당받는 계원)을 만들어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하거나 가족들에게 나눠줬다. 이 금액은 최소 40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경찰이 사기 혐의로 여러 청에 불구속 송치한 8건의 개별 사건들을 검찰이 하나로 묶어 보완수사한 끝에 전말이 드러났다. 사건을 담당한 김지훈 검사는 회원 명단, 계좌내역 등 증거를 확보하고 계좌를 분석해 추가 피해 금액을 확인하고 A씨가 마음대로 일부 계금을 사용한 사실을 알아냈다.

김 검사는 "유사수신 사기사건은 피해자 진술이 정확하지 않고 투자금을 납입했다가 반환받은 후 다시 투자하는 형태가 많아 계좌 내역이 복합해 금액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아 사장되기가 쉽다"며 "일부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고소하면 피해금액이 적은데 기록은 많아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A씨를 비롯해 지점장 등 핵심 간부들에 대한 재조사와 세미나 녹취록을 분석해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게 했다. 김 검사는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녹취록과 SNS 단체채팅방 대화내역을 분석해 범죄 사실을 확인했고 결국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했다"고 했다.

대검찰청은 이 사건을 포함한 5건을 6월 형사부 우수 사례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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