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지난 19일 제주도에서 진행된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 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에 따른 'AI 사업 시너지'를 줄곧 언급했다. 합병을 통해 발전부터 관리·저장·운영·서비스를 포괄하는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이 많이 필요한 사업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 사업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쪽(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등을 갖고 있어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할 수 있고 다른 한쪽(SK E&S)은 수소 등 발전 관련 사업을 갖고 있다"며 "향후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솔루션화 한다면, 상당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메시지는 지난달 열린 경영전략회의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당시 최 회장은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AI 사업의 주도권을 위해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역시 필수적인 일이라는 점을 최 회장이 강조한 모양새다. 합병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오는 11월 공식 출범하게 된다.
SK그룹이 AI 및 데이터센터 사업에 들어가는 전력 확보 전략을 짜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SMR(소형모듈원자로) 역시 잠재적 전력 공급 대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와 SMR 기업 테라파워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SK㈜의 장용호 대표는 최근 "SMR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될 에너지원"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AI 인프라를 더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 부분이 너무 뒤처지면 빅테크 등이 우리나라를 택하지 않아 다른 곳에 종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일제히 기대감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등 미래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재무 안전성 확보'에 높은 점수를 주는 중이다. SK 측은 2030년 통합 시너지 효과로 EBITDA(상각전영업이익) 2조1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전체 EBITDA 20조원 달성이 목표다.
한국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의 SK E&S 흡수합병은 에너지 부문 내 사업기반 다각화를 통한 사업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며 "합병 이후 강화된 현금 창출력은 SK온의 차입부담과 영업실적 부진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합병으로 사업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합병에 대해서도 "차입부담 완화와 영업실적 하방지지가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해, SK온의 신용도 하향 압력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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