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명 가입 목표 무리"… 청년도약계좌, 내년 예산 깎이나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 2024.07.21 14:14

예정처, 청년도약계좌 예산의 과다 편성 지적…금융위 "금리 인하하면 가입자 늘어날 수 있어"

청년도약계좌란/그래픽=김다나
출시 1년을 맞이한 '청년도약계좌'가 내년에는 예산이 깎일 위험에 처했다. 신규 가입자 수를 낙관적으로 예측해 예산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의 지적이 제기돼서다. 금융당국 노력에도 금융당국이 예상한 누적 300만명 가입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최근 발표한 금융위원회의 '2023 회계연도 결산'에서 청년도약계좌 사업의 예상 가입 인원이 과도하게 추계돼 상당한 규모의 이월액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청년도약계좌는 2년 전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의 뒤를 잇는 상품이다. 19~34세 청년이 5년간 매월 최대 70만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최대 연 6% 금리가 적용되며 정부가 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를 지원한다. 최대 납입 금액으로 만기를 채우면 5000만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예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위 예산 중 청년도약계좌 사업의 정부기여금 항목으로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된 예산이 약 3440억원이다. 하지만 약 432억원만 사용돼 집행률은 12.06%에 불과했다. 3008억원 예산이 집행되지 못하고 이월됐다.

청년도약계좌는 지난해 7월 출시됐다. 금융위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약 306만명이 가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책정했다. 그러나 해당 기간 개설된 계좌는 51만1000건에 그쳤다. 가입유지자 수는 46만9000명이었다. 금융위가 예상한 가입자 수의 16% 수준이다.

2024년 청년도약계좌 가입 추이/그래픽=김다나
올해 책정된 청년도약계좌 예산은 약 3682억원이다. 금융위는 올해 누적 300만명 이상이 가입해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여금을 편성했다. 지난 3월까지 누적 가입유지자 수는 98만2000명이다. 이에 예정처는 "청년희망적금 만기 도래로 신규 가입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연내 300만명 이상의 가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청년희망적금 만기 유지자 201만9000명이 모두 가입한다고 가정해도 연내 누적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수는 최대 250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처는 청년도약계좌 설계 자체가 가입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책 수혜자가 유사한 두 상품의 중복 가입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예정처는 금융위에 "올해 가입 인원이 예상보다 적으면 실 집행 부진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며 "적정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사업 수요 추계의 정확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출시 초기에 가입자가 쏠리는 현상이 있었고, 지난해 예산 편성 시점에선 두 상품의 중복 가입 제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에 정확한 수요 추계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해 일반적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청년도약계좌의 경쟁력이 떨어져 가입자 수가 충분히 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내리는 시점이 오면 청년도약계좌의 경쟁력이 부각돼 가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청년도약계좌는 가입 후 3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한편 예정처는 청년도약계좌의 정부기여금 환수액을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청년도약계좌를 중도에 해지하면 기여금은 환수 조치된다. 지난해 3만6000건의 중도해지가 있었고 15억6000만원의 기여금이 환수됐다. 하지만 환수액을 처리하는 별도 규정이 없어 환수된 돈은 서민금융진흥원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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