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는 어르신 놀이터?…"요즘엔 이게 '힙'해" 잘파세대 몰려간 곳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24.07.21 07:00

[MT리포트]한국판 SNS 전쟁(上)

편집자주 | SNS가 소통과 오락이란 본래 기능을 넘어 뉴스와 산업까지 뒤흔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앞세운 최강자 메타, 물량 공세를 펼치는 틱톡, 마니아층이 단단한 엑스 등 글로빌 빅테크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토종기업 네이버도 기존 서비스의 다변화, 신 수요층 공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2024년 한국의 SNS 지형도를 점검하고, 경쟁의 전망을 분석한다.



어느새 어르신들 놀이터 된 인스타…'힙' 되찾은 뜻밖의 SNS


주요 SNS 모바일 이용자 연령대별 비중/그래픽=윤선정
SNS(소셜미디어) 지형 변화가 빠르다. 한때 가장 '힙'했던 공간이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가장 많은 이용자를 자랑하는 '인스타그램'이 대표적이다. 성장의 한계에 맞닥뜨린 데다 최근 10대와 20대로부터 조금씩 외면받는 추세다. 잘파(Z+α)세대는 최신 트렌드가 생산되는 공간으로 'X(옛 트위터)'와 뜻밖의 '네이버 블로그'를 주목한다.

20일 모바일인덱스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집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6월 기준 국내에서 약 2215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한국인 10명 중 4~5명 가까이 계정을 가진 셈이며, 모바일인덱스가 분류한 SNS 카테고리에서는 국내 1위의 이용자 규모를 자랑한다.

다만 인스타그램의 MAU 상승세는 최근 멈췄다. 지난해 8월과 9월 2220만명대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줄곧 2100만~2200만명대를 오가는 흐름이다. 올 3월(약 2142만명)에는 최고치 대비 80만명 가까이 순감했다. 조사 이래 꾸준히 증가하던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1년 가까이 제자리걸음하며 사실상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0년 서비스를 개시한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20억명의 MAU를 돌파하며 인플루언서의 핵심 활동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을 중심으로 숏폼(릴스), 해시태그와 공유 기능 등을 앞세워 최신 트렌드가 전시되는 SNS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지나친 광고와 중독 논란 등으로 인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도 비교적 인스타그램에 주목하지 않는 흐름이다. 6월 기준 연령별 이용자 비중은 10대(19.6%)와 20대(29.8%)를 합해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30대(22.8%)가 오히려 10대보다 인스타를 더 많이 소비했고, 40대(18.4%) 역시 10대 못지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의 이용자 비중은 9.4%로, 인스타 이용자 10명 중 1명은 장년층인 셈이다.

인스타그램의 6월 기준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이 879분으로 1년 전보다 10% 늘어난 점이 그나마 고무적이지만, 콘텐츠 소비가 기존의 사진에서 숏폼 위주로 전환된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이용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가장 젊은 SNS는 X였다. 6월 기준 약 637만명이 이용했는데, 그중 10대가 43.7%로 비교 대상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대 이용자는 36.4%로, 10대와 20대를 합치면 80.1%에 달했다. 트위터 이용자 10명 중 8명은 잘파세대에 해당하는 셈이다. 30대 이용자는 9.1%로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2006년 트위터로 서비스를 개시한 X는 국내에서도 초기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텍스트 위주의 비교적 짧은 콘텐츠 중심인 탓에 장문의 텍스트 게시가 가능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밀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의 국내 MAU가 3년전 대비 13.9% 늘어나는 동안 X는 47.5% 성장했다.

'한 물 간 것'으로 여겨졌던 X가 실시간 트렌드를 가장 신속하게 전파하면서 재조명된 결과다. 대학생 전문 매체 '대학내일'의 트렌드 분석 서비스 캐릿은 올해 4월 '1020이 생각하는 트렌드의 흐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트렌드의 씨앗이 만들어지는 트렌드 최상류"의 플랫폼으로 X를 지목했다.

또 다른 트렌드 최상류로 지목된 SNS는 뜻밖의 복병, 네이버 블로그였다. 네이버 블로그는 모바일인덱스 기준 6월 SNS MAU 순위에서 10위에 랭크됐다. 월 294만명이 이용했는데, 이는 메타의 새로운 텍스트 SNS '스레드(Threads)' 등 쟁쟁한 SNS도 제친 성과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는 20대 이용자가 100만명(33.9%), 10대가 56만명(19.0%)으로 합치면 과반(52.9%)을 넘겼다. 긴 글 중심의 블로그 특성상 모바일이 아닌 PC 기반 이용자가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용자층은 더욱 폭넓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여성 이용자의 비중이 72.5%로 남성 대비 월등히 많은 게 특징이다.



"다 내거야!" 하나도 놓칠 수 없다…열광하는 SNS 베끼고 또 베끼고


빅테크의 SNS 확장/그래픽=윤선정

텍스트, 사진, 숏폼 등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다. 글로벌 SNS(소셜미디어)는 이미 독보적인 입지를 갖추고도 끊임없이 서로의 영역을 넘보며 '카피캣' 서비스 출시를 주저하지 않는다. 빅테크 SNS 빅뱅은 현재진행형이다.

틱톡 제조사 바이트댄스는 올해 6월 사진공유 SNS '휘(Whee)를 선보였다. 사진 뷰파인더, 메시지를 보낼 친구 목록, 피드 등의 기능을 갖췄다. 구글플레이 설명에는 "사진을 캡처하고 공유해 친구들에게만 가장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적었다. 더버지 등 미국 IT(정보기술) 전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휘는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앱에만 공개됐고, 미국과 한국 등을 제외한 12개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휘를 두고 외신은 일제히 '메타의 인스타그램을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틱톡은 e커머스 시장에 관심이 높은데, 기존의 숏폼 분야 주도권을 이미지 SNS로도 확장해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틱톡은 올해 4월 이미지 공유 SNS '틱톡 노트(Tiktok Note)'를 선보였는데, 차이점이라면 휘는 친구 간 보다 친밀한 공유에 초점을 맞춘 반면 틱톡 노트는 보다 광범위한 이용자가 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잘 나가는 경쟁사 '베끼기'는 틱톡만의 만행은 아니다. 앞서 인스타그램은 틱톡의 숏폼이 급부상하자 곧바로 '릴스'를 출시해 대응한 바 있다. 또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는 지난해 7월 텍스트 기반의 SNS '스레드(Threads)'를 출시했는데 명백히 일론 머스크의 X(옛 트위터)를 겨냥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머스크와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SNS에서 설전을 벌인 데 이어 '격투기로 대결하자'는 약속을 할 정도였다.

X의 견제 속에서도 스레드는 출시 1년 만에 전 세계에서 1억7500만명의 MAU(월 활성 이용자)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10대와 20대 등 젊은 세대가 열광한다. 국내에서도 모바일인덱스 분석 결과, 올 6월 스레드 이용자(264만명) 중 39.5%는 20대였고 10대 이하는 22.4%를 차지했다. 최근 성인 콘텐츠를 공식 허용하는 등 최근 X의 변화에 거부감을 느낀 이용자를 흡수했다는 평가다.

반면 머스크는 X를 통해 SNS 비즈니스의 틀을 송두리째 바꾸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파랑새 로고를 버리고 X로 브랜드명을 정한 머스크는 "단순한 SNS에 그치지 않고 금융 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트위터를 인수하면서도"슈퍼앱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며 중국의 위챗을 예로 들었다. 중국에서 13억명 이용자를 확보한 위챗은 상품과 서비스 결제부터 화상통화, 기타 메시지 기능,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모바일 앱 하나에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틱톡의 이미지 SNS '휘(Whee)' 스크린샷. /사진=구글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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