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꼭 먹어야 돼?" 지갑 닫은 중국인들…훠궈 대장주 19% '뚝'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7.21 11:14

[자오자오 차이나] 중국 훠궈 대장주 '하이디라오'의 몰락

편집자주 |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최근 일년간 하이디라오 주가 추이. 2024년 7월19일 주가는 현지시간 오후 2시54분 기준.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중국 대표 훠궈(火鍋) 체인인 하이디라오 주가가 대폭 빠졌다.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는 고가의 외식 메뉴인데, 중국 내수경기 침체로 소비자 지갑이 닫히면서 실적 하향이 예상되는 영향이다. 중국 외식업계는 너도나도 훠궈 메뉴의 가격을 낮추면서 가성비 트렌드에 발을 맞추고 있다.

지난 19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하이디라오(HK:6862)는 전일 대비 4.23% 내린 13.14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훠궈 대장주로 꼽히는 하이디라오 주가는 한 달간 19%대 빠졌다. 같은 기간 상하이(-1%대), 선전(-3%대) 지수는 물론 홍콩항셍지수(-5%대) 변동 폭도 훌쩍 웃도는 하락률이다.

하이디라오는 1994년 중국 쓰촨성에서 설립된 훠궈 체인 업체다. 친절한 서비스와 신선한 식재료를 내세워 직영점을 늘려갔고,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중국 본토에 1351곳의 매장을 둔 대형 기업이 됐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도 다수의 매장을 냈다.

다른 요식업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COVID-19) 기간에는 위기를 겪었다. 하이디라오는 2021년 7000억원대 손실을 냈고, 2021년부터 2022년 동안에만 300여개 매장 문을 닫았다. 다만 2022년 연간으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2000억원대 순이익을 냈고, 지난해에도 실적 회복세가 뚜렷했다.

실적은 회복 궤도에 올랐지만 중간중간 위생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8월에는 한 고객이 하이디라오 훠궈에서 비닐봉지 조각을 발견해 논란이 됐다. 조사 결과 해당 비닐봉지는 훠궈 조미료를 넣는 과정에서 들어간 포장지였던 것으로 결론났다. 이후에도 훠궈 냄비에서 먼지가 나오는 등 크고작은 위생 논란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업계 경쟁도 심화됐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는 '훠궈 창업의 전성기'로, 한 해 동안에만 신규 훠궈 업체 8만1000곳이 문을 열었다. 중국 기업 정보 사이트 톈옌차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에도 약 2만개의 훠궈 업체가 새로 문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바이두.

증권가에서는 무엇보다 중국 내수경기가 침체된 점이 투자 심리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하이디라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0위안에서 300위안(약 1만9000원~5만7000원)으로 다른 식당에 비해 비싼 편이다. 그러나 훠궈 소비자의 평균 소비액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낮아졌다.

이에 따라 훠궈 업체들도 앞다퉈 가격을 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훠궈가 한끼에 수백위안으로 비교적 비싼 식사인만큼,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저가 훠궈를 내놓는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저가 훠궈업체 샤부샤부는 지난 5월 가격을 인하해 1인 식사 평균 가격이 58위안인 세트 메뉴를 내놓기도 했다.

중국 내수경기의 침체가 이어지는 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 증권사 푸인궈지는 하이디라오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하며 "하이디라오의 밸류에이션은 피어그룹보다 높아 주가 하락의 위험이 있다"라며 "산업 경쟁 심화, 브랜드 파워 감소, 인건비 상승 등도 투자 위험 요소"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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