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 도시 외곽에 자리한 비밀 작업장. 우크라이나 병사 보흐단과 블라드는 열심히 드론을 만들고 있다. 이 작은 공장에는 3D 프린터가 있어 취미용이나 항공사진 촬영용으로 설계된 드론을 살인무기로 바꾸는 데 필요한 부품을 만든다.
지난 2년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인항공기(UAV)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자신의 성은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보흐단은 러시아의 침공 4개월 후인 2022년 6월 외국 방송사 촬영팀에게 최초의 FPV(1인칭 시점) 드론 자폭공격을 시연했던 걸 회상한다. 그는 고글을 착용하고 드론이 보내주는 영상을 보면서 최전선 너머로 드론을 조종했다. 이젠 온라인에 올라온 수백 개의 유사한 영상에서 익숙해진 장면처럼, 마지막 프레임에는 드론이 접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란 러시아군의 얼굴이 담겼다.
이들의 작업장은 오늘날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손꼽히는 드론 산업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드론 전쟁의 강도와 빈도는 새로운 차원에 다다랐다. 중요한 점은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FPV 공격용 드론이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군을 괴롭혀온 포탄 부족 문제를 일부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전 단 6개에 불과했던 드론 제조업체가 현재 200개 이상으로 늘어나 연간 드론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키이우에서는 안테나 제조업체부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국방부] 관계자까지, 만나야 하는 모든 사람들이 20분 거리 내에서 일하고 있어요." 미국 소재 기업 오터리온의 로렌츠 마이어가 말했다. 오터리온은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드론들이 서로 통신하면서 외부의 조종 없이 자동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주기가 매우, 매우 짧아요."
이 강력한 새로운 전장 기술의 급속한 확산은 대기업이 오랫동안 지배해온 세계 방위산업의 기성 위계질서를 흔들고 있다.
전통적으로 무기 개발 사업은 수년, 때로는 수십 년이 걸리며 막대한 정부 예산과 대규모 연구 및 시험 시설을 필요로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드론은 저렴하고 치명적인 데다가 빠르게 제작할 수 있어 소규모 업체와 기존 업계 거물들 간의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우크라이나는 "시장 출시 시간과 더욱 민첩한 개발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스웨덴의 대표적 방산업체 사브의 최고경영자 미카엘 요한손이 말했다.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는 대신,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수정하고 다시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도가 관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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