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우리 때문?" 억울하다는 배달앱 업계…이유 들어보니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4.07.22 04:58

외식업체 28.7%만 플랫폼 이용
배달주문 매출 비중 13.4% 불과
"경기악화, 물가상승 등 고려해야"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 기사가 배민1으로 주문한 음식을 싣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홍효식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이 무료배달을 놓고 서로 경쟁하다가 이제는 국회, 정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다. 배달 플랫폼 업계에서는 배달 수수료가 고물가의 주범으로 지목된 상황이 다소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서는 외식 물가 상승과 점주 부담 증가에 대해 배달 플랫폼만 주범으로 몰리는 상황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배민이 배달 수수료 인상을 결정했지만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과 같은 수준이고 식자재 물가,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인상 등의 현실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취지다.

배달 플랫폼들은 배달 수수료가 점주에게 가장 큰 부담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발간한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메뉴 가격을 인상한 점주 90%가 인상 원인으로 '식자재 비용 상승'을 꼽았다. 인상 이유로 '배달 수수료 부담'을 꼽은 점주는 전체의 0.61%에 불과했다.

'식자재 비용 상승' 외에는 '프랜차이즈 본사 지침(2.81%)',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2.19%)', '고용난으로 인한 업무인력 부족(1.4%) 등이 뒤를 이었다. 배달 플랫폼은 점주 부담 확대에 이런 상황들도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달 플랫폼에 대한 규제만 강화할 게 아니라 여러 정책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취지다.

배달 플랫폼을 활용률이 생각보다 낮다는 사실도 배달 플랫폼 업계 주장의 근거다.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원이 발표한 '2023년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외식업체 비중은 전체의 28.7% 수준이다. 배달 주문을 통한 매출액이 외식업체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소상공인연합회가 올해 초 발표한 '2024 소상공인 경영 전망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경영악화의 주원인으로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71.2%) △금리 인상(56.8%) △원가 상승(55.8%) 등을 꼽았다. '배달 플랫폼 등 수수료와 홍보비 인상'을 경영악화 요인으로 꼽은 소상공인은 3.2%에 불과했다.

/사진제공=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날 배달 플랫폼을 활용하는 외식업체가 활용하지 않는 외식업체보다 평균 142만원을 절감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희찬 세종대학교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는 "배달원을 고용하면 배달원의 수만큼 배달할 수 있지만 배달 플랫폼을 활용하면 무제한 배달이 가능해 효용성이 크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 플랫폼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7일 배달 3사에 현장 조사를 나가는가 하면 정부는 배달 플랫폼과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 발족을 준비 중이다. 국회에서는 야 4당이 배달 플랫폼을 규탄하고 온라인플랫폼법에 배달 플랫폼을 포함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고 물가는 오르는 가운데 배달 플랫폼들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수수료를 올리고 하자 경기 악화의 주범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단순히 수수료 인상만 놓고 볼 게 아니라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인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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