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따라 보조금 차별...유럽 전기차 시장, KCC가 뚫는다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4.07.21 07:10

자동차용 저온경화형 도료 개발

현대자동차가 140도 고온에서 일반 자동차용 도료를 도색하는 모습(왼쪽)과 90도에서 저온경화형 자동차용 도료를 사용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
KCC가 자동차용 저온경화형 도료를 개발했다.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 건조할 수 있어 자동차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줄여주는 페인트다. 탄소배출량에 따라 보조금을 달리 지급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C는 최근 자동차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저온경화형 도료를 개발했다. 기존의 자동차용 도료는 굳으려면 140도 열이 필요해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석탄 등 연료로 고열을 내야 한다. KCC 신제품은 90도면 건조할 수 있다.

KCC는 국내 자동차 도료 시장 1위 기업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모두 도료를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국 공장에서 신제품을 사용한다면 한해 탄소배출량을 1만6000여톤을 저감할 수 있다. 소나무 200만 그루, 면적 기준으로 1600만㎡(약 5만평) 숲을 살릴 수 있는 수준이다.

KCC가 경화 온도를 낮춘 원리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00도에 경화하는 친환경 자동차용 도료를 개발한 후 5년을 추가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경화 온도를 낮춘 덕에 페인트의 수지(물성을 좌우하는 성분) 소재로 멜라민을 쓰지 않는다. 2008년 중국에서 우유에 섞어 한때 파동도 일으켰던 멜라민은 인체에도 유해하고, 친환경적이지도 않다고 평가받는다. 더구나 페인트 수지로 활용할 때 부득이 포름알데히드를 합성해야 한다. 포름알데히드를 허용치 내에서 함유하지만 발암물질이라 인체에 유해하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신제품을 사용하면 140도 열이 필요 없어, 기존에는 고열에 약해 차량에 사용하지 못했던 플라스틱 소재의 활용 범위가 커진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면 차량의 무게가 줄어들어 CO2(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줄고 연비는 높아진다.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는 탄소 배출량에 따라 전기차 제조사에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KCC의 신제품은 유럽 시장에 진출한 국내외 전기차 제조사들이 탄소배출량을 줄일 효과적인 수단으로 주목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KCC는 최근 LG화학과 업무협약을 맺어 LG화학이 개발한 미생물 발효 등 친환경 페인트를 자동차용 도료로 상용화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이 전기차 제조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삼는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해 자동차 업계가 수출 경쟁력을 사수할 탄소배출 저감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며 "KCC도 자동차용 도료가 전체 매출의 19%에 달하는 만큼 친환경 도료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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