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되면 달러 약세에 대비하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4.07.18 14:0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 국채와 함께 달러가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달러 강세 전망이 나오는 것과 다른 견해이다.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주식과 원자재, 특히 금은 강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달러 인덱스 최근 5년간 추이/그래픽=이지혜

금융 전문 칼럼니스트인 브렌트 아렌즈는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 기고문에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미국 장기 국채 비중을 줄이고 달러 약세가 예상되니 미국 이외 지역으로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트럼프가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달러 약세가 미국의 제조업과 수출을 부양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수출 경쟁력 강화는 트럼프가 내세우는 매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이다.

트럼프는 3개월 전, 현재의 높은 달러 가치에 대해 "미국에 총체적인 재앙"이라며 강달러가 "멍청한 사람들에게는 좋게 들리지만 미국 제조업체와 다른 기업들에는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또 "(강달러로는) 미국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없으며 많은 사업을 잃거나 '똑똑한' (다른) 나라에 공장을 짓는 등 무엇이든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를 조사해 보면 강달러는 대부분 쓸모 없는 수입품에 대한 대량 소비를 부추기는 한편 산업 기반의 공동화 현상을 초래했다"며 "따라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장점뿐만이 아니라 단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페킨 하디 스트라우스의 파트너인 아담 스트라우스는 "밴스는 제조업을 부양시키기 위해 달러 가치 하락을 원한다는 것을 자신의 언어로 충분히 설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왜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아렌즈는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었던 래리 커들로가 강달러의 열렬한 지지자였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아렌즈는 또 트럼프 재임 시절 달러가 소폭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트럼프가 퇴임하던 2021년에는 달러 가치가 취임 연도인 201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국채 가격이 하락해 국채수익률이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는 왜일까.

이렌즈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재정지출을 자제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트럼프는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으면서 감세를 주장하고 있어 국가부채가 더 빨리 늘어 국채 발행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떨어지게 되고 국채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이 최근 전세계 주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채권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77%에 달했다.

이는 특히 해외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전망이다.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자들로선 국채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과 달러 가치 약세에 따른 환차손으로 이중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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