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공시 스타트 2개월 경과…대기업 참여 '제로'라고?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 2024.07.19 05:00
밸류업 공시 현황/그래픽=임종철
밸류업공시제도가 도입된지 2달이 지났지만 삼성, SK,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국내 10대 대기업들은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정부의 취지가 무색하게 오히려 대기업들 사이에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있다.

18일 거래소 밸류업공시현황에 따르면 기업가치제고안을 공시한 상장사는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콜마홀딩스, 메리츠금융지주로 4곳이다.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하겠다고 예고한 상장사는 KB금융, DB하이텍, 우리금융지주, HK이노엔, 콜마비앤에이치 등 5곳이다.

대기업은 현금여력이 풍부한만큼 금융사와 함께 밸류업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금융당국에서도 기대했지만, 10대 대기업 중 한곳도 예고공시조차 발표하지 않자 이례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50대 대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DB계열사인 DB하이텍이 전부다.

밸류업프로그램의 방점이 자율성에 찍힌만큼 기업입장에서 참여할 유인이 적다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적 의견이다. 정부는 지난 3일 대통령 주재로 진행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에서 밸류업우수기업에 세제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안을 내놓았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통과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책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대기업 오너일가는 최근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소액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태를 보인다. 대표적인 회사가 두산이다.

두산은 알짜자회사 두산밥캣을 분할합병하는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훼손했다. 반면 두산과 최대주주일가는 돈을 들이지 않고 두산밥캣 지분을 높이는 데 성공해 이번 분할합병의 최대 승자로 꼽힌다. 공시가 나온 뒤 닷새만에 외국인은 두산밥캣 주식을 17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SK역시 상장사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사 SK E&S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 이익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SK온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도 진행하며 주가는 고점대비 반토막났다.

이외에도 한화, 현대차 등은 지배구조개편이 현재진행형인만큼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화에너지의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공개매수가 진행중인데 이 과정에서 한화주가가 의도적으로 공개매수가인 3만원 부근에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개편 이슈로 수년째 주가가 짓눌려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법개정을 통해 주주충실의무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밸류업프로그램에 동참할 수 있도록 법인세·상속세 감면 등 인센티브안도 빠른 시일 내 확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는 개인투자자 돈이 상대적으로 많이 묶여있는만큼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대기업들의 밸류업프로그램 참여는 필수적이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내증시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와 규제간 균형을 맞추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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