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작가라고 속이고 감금+1.5억 갈취…"가스라이팅 범죄"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7.18 13:37
/사진=E채널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 방송화면
배우 김수현 한가인 주연의 인기 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의 작가 사칭범에 속아 수억원을 날린 피해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7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예능프로그램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 방송인 박세리가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아홉번째 심리 키워드로 '정신 지배'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사연 중에는 정신 조종으로 추종자들에 살인을 하게 한 미국 연쇄살인범 찰스 맨슨과 자발적으로 섬에 갇혀 7개월 동안 전 재산을 사기당한 피해자 소영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소영씨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친해진 언니와 함께 강아지 여행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제안받고 거제도로 내려갔다. 그러나 도착 후 촬영은 지연됐고, 해당 방송국 사장에게 직접 연락이 와 소영씨와 함께 온 친한 언니가 사실은 대박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원작자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E채널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 방송화면
방송국 사장은 자신의 비자금 세탁을 위해 소영씨의 친한 언니인 김작가를 설득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소영씨의 설득으로 사장의 비자금을 김작가의 계좌에 맡아두게 됐다. 이때 비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계좌 인출을 막아두면서 소영씨는 김작가 계좌에 생긴 여러 자금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후 소영씨는 사장의 지시로 방송국 임원들의 선물을 마련하는가 하면, 사장 친척들의 선물까지 장만하는 일에 휘말리게 됐다. 심지어 사장의 아버지인 회장은 소영씨를 테스트하겠다며 매끼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차리고 인증샷을 보내라고 시키기도 했다. 사장과 회장은 계속해서 메시지로만 소영씨와 소통했다.

소영씨는 김작가가 소개해준 무속인에게 이를 상담했다. 하지만 무속인마저 소영씨에게 새벽 4시마다 샤워를 하고 종이 인형에 예쁜 옷을 입히고 목을 자르라는 둥 기이한 일을 시켰다.


/사진=E채널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 방송화면
박지선 교수는 앞서 소개된 찰스 맨슨과 소영씨 사건의 공통점이 바로 '장소'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맨슨 패밀리는 외부와 차단된 목장에서, 소영 씨는 거제도에서 아는 사람 없이 단절된 상황이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없게 차단되면 합리적인 판단이 어렵다. 가스라이팅의 필수 요소가 '고립'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소영씨 사건에 등장하는 회장과 무속인이 시킨 일의 공통된 목적이 쉴 틈을 안 주는 것이다. 생각할 겨를 없이 무언가를 시켜서 고립만큼 심리 조작을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끗차이' 제작진은 직접 출판사에 김작가의 사진을 보내 그녀가 '해를 품은 달'의 원작자가 맞는지 물었고, 곧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지선 교수는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가해자가 1인 2역, 1인 3역으로 상대의 심리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 김작가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꼬집었다.

7개월 뒤에야 집으로 돌아온 소영씨는 총 1억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날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김작가에서 속았다고 생각을 못 했다고 했다. 최근에야 '한끗차이'와 함께 변호사 상담에 나서며, 가해자의 엄벌과 피해 회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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