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24조 원전수출 쾌거…17년 일감확보+유럽문 열었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조규희 기자 | 2024.07.17 22:23

(종합)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팀코리아'가 프랑스를 꺾고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만의 한국형 원자로 수출이다. 이번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총사업비가 우리돈 24조원에 달한다.

당초 원전 4기 건설을 계획했던 체코 정부는 앞으로 5년 이내 테믈린 지역에 건설하는 나머지 2기 원전 건설 여부도 결정한다. 체코 정부가 추가 원전을 건설하면 한수원은 총 4기를 수출하게 된다. 윤석열정부의 원전 수출목표 10기에 성큼 다가서는 셈이다.




유럽이 한국원전을 인정했다…팀코리아 프랑스 EDF 제치고 체코원전 수주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내각회의를 열어 한수원을 체코 두코바니 5·6기 등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2025년 3월 정식 계약 체결 후 오는 2029년 착공하고 2036년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건설을 위해 발주사(EDU II)와 단독 협상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건설비, 예비비 등을 포함한 총 예상 사업비는 총 4000억코루나(약 24조원)다. 이 중 한수원과의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본 계약을 체결하면 한수원이 주계약을 맡고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 등 팀코리아가 설계와 구매, 건설, 시운전, 핵연료 공급 등 원전 건설과 운영 업무 전체를 공급한다.

앞서 체코정부와 체코전력공사(CEZ)는 2022년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각각 대형 원전 2기를 짓기로 하고 공사를 발주했다. 한국의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WEC), 프랑스전력공사(EDF) 등 3개 공급사가 수주전에 뛰어들었으며 최종입찰서 제출결과 한수원과 EDF의 대결로 좁혀졌다.

체코 정부 및 발주사는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에 최적화된 공급사를 선정하기 위해 △가격경쟁력 △공기(공사기간)준수 역량 △기술력 △인허가성 △안보성 △수용성 등을 평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 원전사업은 국가대항전이자 국가 총력전"이라며 "지난 2년여간 한수원과 협력업체, 원자력 학계·연구기관, 정부부처 및 지원기관이 합심한 결과"라고 밝혔다.

팀코리아는 내륙국가인 지리적 조건과 전력인프라를 고려해 체코 정부에 1000㎿급 노형을 제안하고 지난해 3월 유럽 사업자 요건 취득으로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증받았다. 또 2021년 조사결과 kW(킬로와트) 당 7931달러인 프랑스에 비해 절반이 채안되는 3571달러의 원전 건설단가로 '저비용 고품질' 원전 건설능력을 인정받았다. UAE 바라카에서 적기에 정해진 예산으로 공사를 마친 '온타임, 온버짓'(On Time, On Budget) 시공능력을 강조한 것 역시 체코 원전 수주의 결정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체코 정부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두코바니 원전 2기에 대한 우선협상자만 선정하고 나머지 2기는 5년 이내 건설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디. 체코가 향후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하면 한수원은 두코바니 2기에 이어 테믈린 3·4호기에 대해서도 발주사와 협상을 거친 후 추가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2022년 復원전 선언이후 2년만에 17년짜리 원전 일감 확보…유럽 진출 문도 '활짝'



체코 두코바니 전경/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원전 수출은 단순히 원자로만을 대상으로하지 않는다. 발전건물과 터빈, 연료공급, 운영 등 각종 주변산업의 일감도 확보했다는 의미다. 체코 원전 수주전에 한수원 단독이 아닌 '팀코리아'가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수주로 설계·운전·정비 등 원전 생태계 전반에서 2029년 착공부터 향후 17년 이상 일감 공급이 예상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원자력 설비를 책임지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와 주설비 공사 등으로 8조5480억원의 공사비를 따낼 전망이다.

1982년 한울 1·2호기를 건설하며 프랑스형 원전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던 한국이 첫 원전 수출사례를 만들면서 한국형 원자로의 유럽 진출로를 확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6월 기준 세계 가동원전 416기 가운데 유럽형 원전은 167기로 40%에 해당한다. 특히 유럽은 역내 원자력 동맹을 주도하는 프랑스의 입지가 확고한데 체코 원전 수출을 계기삼아 추가 공사 확보가능성도 커졌다. 당장 폴란드·루마니아·슬로베니아·헝가리·튀르키예·영국·스웨덴·네덜란드·핀란드 등의 발주가 기대된다.

이 가운데 폴란드 패트누브(Patnow) 원전 프로젝트는 체코 원전과 더불어 가장 진척도가 높은 유럽 원전 건설 사업이다. 폴란드 패트누브 프로젝트는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과 폴란드전력공사(PGE) 등이 올해 말까지 운영 예정인 패트누브 화력발전소 부지에 원전을 짓는 공사다.

한수원은 2022년 일찌감치 패트누브 프로젝트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그해 10월말 서울에서 LOI(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우리나라 산업부와 폴란드 국유재산부도 패트누브 프로젝트를 전폭 지원한다는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수십년간 원전건설이 없었던 영국과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지역에서의 수주 기회도 타진해 볼 수 있다. 영국은 1990년대 이후 20여년만에 힝클리포인트·사이즈웰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고 추가로 4GW 규모 대형원전 2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원자로 기준으로는 최대 4기가 투입될 수 있는 규모다. 50년만에 원전 건설에 나선 네덜란드 보르셀 원전 프로젝트 역시 2025년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가 주기기나 보조기기로 기자재를 공급하는 경우 상업운전 후에도 통상 원공급사에게 교체품 및 예비품을 공급한다"며 "설계가 변경되거나 단종돼 기자재가 다른 공급사로 변경되기 전까지는 계속 공급되므로 상업운전 후 약 10년 이상 공급이 지속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체코 테믈린 전경/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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