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났어요, 다시 15만원 보내세요"…야구 보려다 120만원 털렸다

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 2024.07.17 15:40

교묘해진 중고 사기… 아이디·전화번호 도용까지 '2차 피해'

30대 직장인 A씨가 지난달 1일 중고거래 포털사이트에서 구매하고자 했던 야구 경기 티켓. /사진=독자제공

"진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에 있었던 중고 거래 사기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A씨는 지난달 1일 중고 거래 포털사이트에서 야구 경기 티켓 2장을 총 15만원에 구매하려다가 120만원을 잃었다.

A씨는 "이직 기념으로 친구랑 보려고 구매한건데 이런 일이 생겨서 당황스럽다"며 "너무 그럴 듯 해서 쉽게 속았고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사기였다"고 말했다.



"감쪽 같았다" 태연하게 대화 주도한 '중고 사기범'



A씨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자와 나눈 대화 내용. 안심 결제 링크를 보내주며 이곳에서 결제를 하자고 유도하고 돈을 입금하자 불법 세탁 계좌로 인지됐다며 추가 돈을 요구했다./사진=독자제공

당시 판매자는 A씨에게 안심 결제 링크를 보내주며 이곳에서 결제를 해달라고 했다. A씨는 "겉으로 봤을 때 일반 포털 사이트 결제창과 상당히 유사했다"며 "의심 없이 보내준 링크로 15만원을 무통장 입금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이트는 사실 판매자가 만든 가짜 링크였다. A씨가 15만원을 입금하자 판매자는 수수료가 결제가 안됐다며 수수료 포함 15만275원을 다시 보내라고 했다. 깜짝 놀란 A씨가 추가로 돈을 보내자 이번에는 시스템 오류로 다시 15만275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A씨가 3차례 돈을 보낸 뒤에는 총 50만원을 입금해야 환불이 가능하다며 차액을 넣으라고 했다. A씨가 계속해서 돈을 입금하면 판매자는 말을 바꿨다. "A씨 통장이 불법 세탁 계좌로 인지됐다" "돈을 추가로 넣어야 환불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A씨가 보낸 금액만 약 120만원이었다. A씨는 판매자가 계속해서 돈을 요구하자 뒤늦게 사기임을 눈치챘다. 이 모든 일은 단 1시간 만에 일어났다. A씨는 "너무 태연하게 말하니까 감쪽 같이 속았다"며 "지금은 연락이 안된다"고 말했다.



계좌주 잡고 보니… "저도 사기 당했어요"



판매자는 A씨에게 "환불이 실패됐다. 돈을 100만원까지 입금해야 지금까지 보낸 돈을 자동 환불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독자제공

A씨 사건은 현재 전남 여수경찰서로 이첩돼 수사 중이다. A씨가 돈을 입금했던 계좌 명의자 B씨는 3차례 넘게 경찰에 출석해 자신의 통장이 도용됐다고 주장했다. 피해금들은 B씨 계좌로 입금된 이후 150개 계좌로 총 208회 나누어 출금됐다.

경찰은 B씨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경로를 수사 중이다. 직후 계좌들은 대부분 외국인 계좌로 확인됐다. 계좌 접속 IP 역시 주로 해외 IP였다.

판매자는 타인 아이디와 전화번호를 도용해 이전에도 포털 사이트에 비슷한 중고 사기글을 올렸다. 도용을 당한 또 다른 피해자는 "해외에서 로그인을 했다는 알림이 오긴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며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안심 결제 링크에 나온 계좌주 이름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포통장으로 이용된 계좌주만 10명이 넘는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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