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변동·고정형(혼합형)금리를 모두 0.2%P씩 올린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3일 주담대 금리를 0.13%P, 11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2%P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22일부터 은행채 3년물과 5년물을 기반으로 하는 가계대출 금리를 0.05%P 인상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금리를 인상한 지 일주일만이다. 지난 12일 금리를 올린 우리은행도 오는 24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중 '5년 변동' 상품의 대출금리를 추가로 0.20%P 올릴 계획이다. 지난 1일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P 인상한 하나은행도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빠른 시장금리 하락에 이달초 진행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효과는 사라졌다. 이날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2.86~5.63%로 은행들의 주담대 인상에도 지난달 말(2.94~5.76%)과 비교해 오히려 금리 하단과 상단이 각각 0.08%P, 0.13%P 하락했다. 은행권이 눈치를 보며 금리를 또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내년까지 최소 3차례(총 0.75%P)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미 시장에는 1차례 인하가 반영된 것"이라며 "실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을 때는 영향이 적을 수도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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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5대 은행 주담대 증가율 4.2%, 이달 보름간 3.2조 증가━
5대 은행의 상반기 주담대 증가액은 22조260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 늘었다. 특히 2분기에만 15조5057억원 증가했다. 이달에도 1~15일간 3조2325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현장점검까지 나서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다.
당국 압박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441~5.676%,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5년 주기형 금리는 3.50~5.43%이다. 올해 초 인터넷은행의 주담대가 몰리자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 중이다.
금리 혼란은 같은 대출 상품 내에서도 벌어진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 비율을 높일 것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이 변동형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 붙이고 있다. A은행은 준거금리(신규코픽스)는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0.1%P 높지만 실제 금리 하단은 0.7%P가 높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일주일새 0.1~0.2%P씩 뛰는 금리가 반갑지 않다. 주담대는 대출금액이 많고, 만기 기간이 길어 0.1%P에도 이자 차이가 크게 난다. 5억원을 30년동안 연 3.5%의 금리(원리금균등상환)로 빌렸을 때 총 대출이자는 3억830만원이나 금리가 0.2%P가 뛰면 전체 이자는 약 2000만원 늘어난다.
은행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있지만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에 맞춰 떨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35~3.45%로 기준금리보다 낮다. 최근 발행된 1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가 3.26%인 상황이라 은행 입장에서는 굳이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예금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권의 이자수익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당장에 시장금리를 역행해서 금리를 올리면 단기적으로 가계대출 조절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오랫동안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은행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당국이 너무 일관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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