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친 때려 '식물인간' 만든 20대 남성…"수치스럽다" 선처 호소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4.07.17 15:16
A씨에게 폭행 당해 식물인간이 된 B씨. 건강했을 당시 모습(왼쪽)과 현재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중학교 동창생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가 항소심 법정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20)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A씨 측 변호인은 "중학교 동창인 친구들이 부산에 놀러 가서 의견 다툼 과정에서 격한 폭행이 발생했다"며 "우발적인 사정이 존재했던 점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피고인의 아버지가 피해 복구를 위해 피해자 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선고까지 기일을 넉넉히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피고인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재판은 결심까지 진행됐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가 수치스럽다. 다친 친구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며 "앞으로도 제가 지은 죄를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면서 살겠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검찰은 "원심에서 구형한 대로 피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11일 열린다.

A씨는 2023년 2월 6일 부산의 한 숙소에서 친구 B씨(20·여)를 폭행해 전신마비에 이르게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당시 B씨는 함께 여행을 간 동성 친구와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이들의 싸움에 끼어들어 B씨의 머리를 2차례 밀치는 등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에게 폭행당한 B씨는 바닥에 쓰러지면서 탁자에 경추를 부딪쳐 크게 다쳤다. 현재 B씨는 외상성 내출혈 진단을 받고 전신마비 식물인간이 된 상태다.

사건 이후 B 씨의 어머니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했고,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A 씨에 대한 구형량을 징역 5년에서 8년으로 상향, 엄벌에 처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으로부터 폭행당한 피해자는 인공호흡기가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상태로 앞으로도 의학적 조치를 계속 받아야 한다"면서 "피해자의 부모가 큰 고통을 받고 있고 추후 상당한 의료비와 간병비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적인 중상해 사건보다 무거운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에 검찰과 A씨 모두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과거 비슷한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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