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영국, 브렉시트 4년 만에 손 내밀었다…EU와 정상회담 추진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7.17 14:35

스타머 총리, 포스트-브렉시트 전략 일환…EU와 관계 재설정
안보 협력하고 농산물 등 무역마찰 완화…EU 재가입은 먼 길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제1야당 대표 키어 스타머가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열린 총선 승리 축하 행사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로 처음으로 유럽연합(EU)과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한다. 노동당이 집권함에 따라 EU 탈퇴 후 멀어진 유럽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한 '포스트-브렉시트'(post-Brexit) 전략의 일환이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는 수개월 내 EU와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EU와 다시 교류하겠단 의지를 피력해왔다. 이달 4일 선거에서 승리한 후 곧바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EU와 광범위한 방위 및 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농산물을 비롯해 무역 긴장을 완화하겠단 의지를 보인다. EU는 2020년 1월 영국이 블록에서 탈퇴한 이래 영국과 정식 정상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지금까지는 양자 무역 협정에 따라 설립된 기술위원회를 통해서만 협의해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나도 정상회의에 참석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나고 있다./AFPBBNews=뉴스1
18일 윈스턴 처칠 탄생지인 블레넘 궁전에서 열리는 유럽정치공동체정상회의(EPC)는 EU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스타머 총리의 홈그라운드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EPC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제안으로 꾸려졌는데 이번엔 나토, 유럽안보 협력 기구, 유럽 평의회 대표가 처음으로 참석한다. EU 관계자에 따르면 EU 이사회 의장인 샤를 미셸이 EPC 회의 중간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이 유럽 파트너들과 교류하는 방식을 바꾸고 이러한 세대적 과제에 대한 진전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며 "그 작업은 목요일 열리는 EPC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폴리티코에 따르면 '유럽의 대통령'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다. 폰 데어 라이엔은 EPC 회의 당일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연임을 확정할 인준 투표를 앞두고 있다. EU 지도자 상당수가 유럽의회 선거 직후 고위 대표 인선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 첫날 재선에 성공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국민당(EPP) 본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가 발표한 각국 출구 조사 결과,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폴란드 등 인구 규모가 큰 주요국의 극우와 포퓰리즘 계열 정당이 의석수가 크게 늘면서 지금까지 중도파가 이끌던 유럽연합(EU) 정치 지형의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AP=뉴시스
현재로선 영국이 EU에 다시 가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타머 총리는 EU와의 무역 마찰을 줄이고 안보 협력을 더 긴밀히 하겠단 입장이나 브렉시트 원점 복귀는 언급하지 않았다.

EU 지도자들은 EU에 손을 내민 영국의 시도 자체에는 환영을 표하고 있다. 한 고위 EU 관리는 영국과 "많은 협정 목록을 갖고 있지만 영국이 더 나아가 보다 전략적 관계를 맺고자 한다면 뭘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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