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로 한국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엔씨소프트가 역대급 부진에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11년 만에 분기 적자를 전망한다. 권고사직과 분사 등 구조조정으로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유저들은 이 회사를 '돈만 밝히는 기업'이라고 비판한다. 대표 IP인 리니지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한때 사회적 물의를 빚었고 이후 나온 게임들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회사도 위기를 느꼈는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박병무 전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했다. 박 공동대표는 김택진 창업자의 고교·대학 선배다.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을 내보냈고 경영 효율화를 위한 분사도 추진 중이다.
구조조정과 분사를 두고 게임 업계에서는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박 공동대표는 김택진·김택헌·윤송이 3인의 가족경영 체제에서 이뤄지지 못했던 경영 숙원 사업을 앞장서서 처리해 나가고 있다. 그는 '유저 신뢰를 회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런 노력에도 엔씨소프트에 대한 유저들의 비판은 이어진다. 어느 순간 이 회사를 비판하는 게 일종의 밈이 된 상황이다. 리니지에 집중할 때는 리니지밖에 못 만드는 게임사라고 욕을 먹고 다른 장르를 개발하자 리니지나 제대로 운영하라고 욕을 먹는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일각에서는 김 창업자의 역할을 묻는 목소리가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얼굴인 김 창업자는 공동대표 체제 전환 이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권고사직 설명회 때도 박 공동대표가 나섰고 구조조정 등을 설명하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박 공동대표가 나섰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2018년 국정감사에서 '확률형 게임은 공정성을 위한 기술적 장치'라고 한 김 창업자의 발언이 회자된다. 리더 자리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특히 창업자면 더욱 그렇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지만 유저 신뢰 회복을 위한 창업자의 역할을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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