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기의 엔씨소프트, 반등의 조건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 2024.07.19 05:52
'NC'. 엔씨소프트가 최근 앞서 해보기를 진행 중인 신작 '배틀크러시'에 달린 부정적 평가 댓글이다. 게임이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 엔씨소프트라서 비판한다는 의미다. 엔씨소프트에 대한 국내 게임 유저들의 시선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리니지로 한국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엔씨소프트가 역대급 부진에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11년 만에 분기 적자를 전망한다. 권고사직과 분사 등 구조조정으로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유저들은 이 회사를 '돈만 밝히는 기업'이라고 비판한다. 대표 IP인 리니지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한때 사회적 물의를 빚었고 이후 나온 게임들에서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회사도 위기를 느꼈는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하고 박병무 전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했다. 박 공동대표는 김택진 창업자의 고교·대학 선배다.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을 내보냈고 경영 효율화를 위한 분사도 추진 중이다.

구조조정과 분사를 두고 게임 업계에서는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박 공동대표는 김택진·김택헌·윤송이 3인의 가족경영 체제에서 이뤄지지 못했던 경영 숙원 사업을 앞장서서 처리해 나가고 있다. 그는 '유저 신뢰를 회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런 노력에도 엔씨소프트에 대한 유저들의 비판은 이어진다. 어느 순간 이 회사를 비판하는 게 일종의 밈이 된 상황이다. 리니지에 집중할 때는 리니지밖에 못 만드는 게임사라고 욕을 먹고 다른 장르를 개발하자 리니지나 제대로 운영하라고 욕을 먹는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일각에서는 김 창업자의 역할을 묻는 목소리가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얼굴인 김 창업자는 공동대표 체제 전환 이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권고사직 설명회 때도 박 공동대표가 나섰고 구조조정 등을 설명하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박 공동대표가 나섰다.

유저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2018년 국정감사에서 '확률형 게임은 공정성을 위한 기술적 장치'라고 한 김 창업자의 발언이 회자된다. 리더 자리의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특히 창업자면 더욱 그렇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지만 유저 신뢰 회복을 위한 창업자의 역할을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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