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제주 더 깨끗해 진다…환경정화 곤충 '동애등에' 산업화

머니투데이 한림(제주)=정혁수 기자 | 2024.07.16 13:45
농업회사법인 'BSF금악마을', 농촌진흥청, 축산물품질평가원,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제주 BSF금악 정문에서 '동애등에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림(제주)=정혁수 기자
곤충의 세계는 알고보면 어마어마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2/3를 차지하는가 하면 그 종은 무려 130만여 종에 달한다. 기능성도 뛰어나 산업적으로도 쓰임새가 참 많다. 여러 경기변수에도 불구하고 세계 곤충시장이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은 애완용 곤충시장이, 유럽은 화분매개 곤충, 캐나다와 미국은 천적용 곤충,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는 식용곤충 시장 규모가 증가 추세에 있다. 한국도 이같은 추세가 최근 몇 년새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곤충 수요처가 △애완·학습용 △화분매개 △천적 활용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식품원료(쿠키·에너지바 등) △기능성·의약용(화장품 등) △양계·양어 사료 △환경 정화(남은 음식물 처리) 등 곤충의 활용 범위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박덕주 BSF금악마을 전무이사가 지난 5일 제주 공장 사육시설내 동애등에 사육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한림(제주)=정혁수 기자
이중 끊임없이 지구를 재생시키는 역할로 주목받는 곤충이 바로 '동애등에'다. 남은 음식물, 가축분뇨, 식물의 잔재물을 분해해 단백질과 비료라는 새로운 자원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이를 통해 끊임없이 지구를 재생시키고 있다.

지난 5일 방문한 제주시 한림읍 금악마을. 맛있는 제주산 돼지고기의 주산지로 유명한 이 마을은 1960년 아일랜드 출신의 임피제(맥그린치) 신부가 종돈 등을 들여와 지금은 제주 최대의 축산마을로 변모한 곳이다. 양돈장이 많다보니 마을 어귀부터 '구수한' 축산분뇨가 진동하는 게 낯설지 않았다.

보다 쾌적한 마을을 만들고 싶어한 주민과 지자체는 가축사육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키로 하고 2023년 8월 지속가능한 핵심사업으로 곤충사육시설(568㎡ 규모)을 조성했다. 마을에서 발생하는 남은 음식물을 처리해 동애등에를 사육한 뒤 이를 다시 고단백질 양어사료로 만들어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림(제주)=정혁수
/한림(제주)=정혁수 기자
약 45일간의 짧은 생애 주기를 갖고 있는 동애등에는 생활 잔반 등 유기물을 먹이원으로 소비해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곤충이다. 애벌레(유충) 기간은 약 10~15일로 월 2~3회 지속적인 생활 잔반 처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동애등에 1마리가 처리하는 유기성 폐기물은 2g에 달한다. 동애등에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 제품 생산은 물론 자원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1㎡당(5만마리 유충)당 10일간 100kg의 남은 음식물 처리가 가능하고, 약 10kg의 사료용 유충을 생산해 낸다. 음식 잔반을 분해한 후에는 부피가 42%, 무게가 70% 수준으로 감소한다. 동애등에 성충 1마리는 약 1000개의 알을 산란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박관호 농업연구사는 "동애등에는 항생물질과 단백질 외에도 오메가 3.6과 같은 불포화지방산, 미네랄, 비타민, 칼슘, 인 등의 필수 영양소가 풍부한 프리미엄 펫푸드(Pet food)로 가금류와 어류, 조류와 기타 식충 애완동물에게는 마치 '보물'과도 같은 존재"라며 "남은 음식물이 하루 1만4000톤, 처리비용이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상황에서 유기성폐자원을 활용 가능한 신재생 자원으로 변환시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라고 했다.
지난 5일 제주 금악마을 BSF금악을 방문한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들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동애등에 사육 상황을 경청하고 있다./한림(제주)=정혁수 기자
BSF금악 김주아 과장(왼쪽)이 지난 5일 사육시설을 찾은 시청 직원에게 동애등에 사육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한림(제주)=정혁수 기자
이 마을 주민들은 동애등에 사육을 위해 농업회사법인 'BSF금악'을 설립했다. 안관홍 마을 이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고, 직원들도 주민들로 구성됐다. 한림읍 금악리 마을에서 남은 음식물과 감귤부산물을 수거해 처리중에 있고, 그 규모는 하루 1.4톤에 달한다. BSF금악에서 생산된 동애등에 사료는 모두 제주지역내 300여곳에 달하는 양어·양식장 어류 사료로 공급되고 있다.

박덕주 BSF금악 전무이사는 "동애등에 사육을 통해 유기성폐자원의 업사이클링을 도모함으로써 자원순환형 곤충융합농업을 구현하고 있다"며 "곤충과 마을 생산 산물의 사업화를 진행해 신규 소득화 모델을 창출하는 동시에 지역내 농업부산물과 곤충을 이용한 유기성자원 재순환을 이루어 냄으로써 사회적농업도 가능해 졌다"고 했다.

동애등에 사료 효과는 이미 토종닭에서도 구체화 됐다. 동애등에가 2% 첨가된 사료를 급여했을 때 평균 2kg까지 필요한 토종닭 사육기간이 기존 53일에서 49일로 4일 단축됐고, 폐사 비율도 6.6% 감소했다. 또 포화지방산은 줄어들고 불포화지방산은 증가했다.
/한림(제주)=정혁수 기자
국내 1호 동애등에 박사인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박관호 농업연구사가 지난 5일 BSF금악 사육장에서 동애등에 사료화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있다./한림(제주)=정혁수 기자
곤충산업 발전을 위한 각계의 행보도 빨라졌다. 농식품부는 곤충산업을 농식품 분야 대표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그린바이오 산업에 종자, 미생물, 동물용의약품, 천연물, 식품과 함께 곤충을 포함시켰다. 또 축산물품질평가원을 곤충산업 육성 업무 담당기관으로 지정, 지역별 곤충산업 육성 및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EU, 미국 등 곤충산업 선진국은 지속가능한 농업과 자원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동애등에 업사이클 R&D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지자체, 사육농가, 연구기관, 대학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동애등에 품종·생산 표준화 등 판로 모색과 산업화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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