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IT기기 소비 줄어…대미 수출 증가세 낮아질 전망"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4.07.16 12:00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스1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미국의 소비흐름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대(對)미 소비재 수출 증가세가 점차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부진했던 대유로지역 수출은 시차를 두고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16일 'BOK 이슈노트: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현아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그동안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던 우리나라의 대미 소비재 수출은 우리기업의 수출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양호하겠지만 증가세는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던 미국 소비는 올 들어 재화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약화됐다. 부문별로 보면 금리에 민감한 고가 내구재를 중심으로 재화 소비가 둔화됐다. 대표적인 예로 자동차와 IT(정보기술)기기 등이 있다.

또 식료품 등 저소득층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생필품 증가세가 약화됐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이 누적된 데다 그동안 소비 모멘텀을 지지해왔던 초과 저축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소비 둔화 흐름이 나타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 취약 가계의 재정 상황 악화, 소비심리 약화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 과장은 "소득기반이 취약한 청년층의 카드·오토론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고 신용도가 낮은 취약 가계의 소비여력이 상대적으로 더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비 둔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소비가 단기간 내에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근로 소득이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낮고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오른 고소득층의 소비여력이 양호하다는 점 때문이다.


한편 유로지역 소비는 미국과 달리 팬데믹 이후 장기간 부진이 지속된다. 특히 재화 소비는 과거 장기 추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제조업 경기 위축으로 실질소득 개선이 지연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식료품 물가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유로지역은 미국보다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일수록 가계소비도 위축됐다.

임금협상 방식도 영향을 줬다. 유로지역에서는 단체교섭을 통해 향후 1년 이상의 기간에 대해 임금을 결정하는 비중이 높아 물가상승률 반영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유로지역 소비는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평가된다. 고민지 한은 조사국 국제종합팀 과장은 "과거 패턴을 보면 실질 소득이 늘어난 시기에 재화 소비도 증가했다"며 "최근 가계 실질 소득이 증가 전환한 점을 볼 때 재화 소비 증가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의 점진적인 통화긴축 완화로 금리에 민감한 내구재 소비를 중심으로 개선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재화를 중심으로 소비 부진이 완화될 경우 제조업 중심 국가에서 '생산→소득→소비'의 선순환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질소득 확대와 금융여건 완화 등에 힘입어 유럽의 소비와 제조업경기가 나아질 경우 그동안 부진했던 대유로지역 수출이 시차를 두고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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