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시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공화당 후보)의 유세중 피격 사건 이후 뛰었다. 자신을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고 지칭할 만큼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대선 승기를 잡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증권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이 규제 유보 등 친가상자산 노선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15일 오후 2시33분 원화마켓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31% 오른 8825만7000원에 거래됐다. 나흘 연속 상승하면서 열흘 전 저가(7733만5000원) 대비 13.5% 올랐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이 아닌 가상자산)인 이더리움, 솔라나도 2%대 상승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펜실베니아 유세 도중 총기 피격을 당한 이후 건재한모습을 과시하면서 대선 승리 기대감이 커진 것이 매수세를 키웠다.
영국의 유명 도박업체 스마켓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은 이날 현재 68.97%로 집계됐다. 2위인 바이든 대통령(13.89%)의 5배다. 사실상 동률이었던 4월30일(트럼프 44.25%·바이든 44.64%)과 비교하면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압도적으로 올라갔다. 스마켓은 지난 미국 대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예측으로 유명한 베팅사이트다. 우리나라의 대선 전에도 윤석열 현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2022년 3월 5일 승리 확률 기준 윤 대통령·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33%)했다.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상대적으로 엄격한 태도인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특히 증권가와 가상자산 업계는 미국 공화당의 올해 강령을 주목하고 있다. 강령은 미국 정부의 '가상자산 단속'을 중단시키고, 미국인이 정부 감시 없이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반(反) 크립토(가상자산) 군단을 만들겠다'고 주장한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 의원 등의 영향으로 미국 민주당은 크립토에 적대적"이라며 "트럼프는 가상자산 포용 스탠스를 통해 공화당 내 젊은 지지층은 물론 민주당 젊은 지지층도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트럼프 후보의 일정이 가상자산 시세를 추가로 띄울 것으로 본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는 7월 25일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며 "트럼프 프라이싱이 시장에 반영될수록 비트코인 상승 압력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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