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종료한 게 회사가 어려워져서는 아니다. 딥클립은 스타트업 비브리지가 내놓은 두 번째 솔루션이다. 비브리지는 첫번째 솔루션인 동영상 강의 필기노트 '슬리드'를 통해 안정적으로 성장해왔다. 누적 사용자 수 10만여명, 월 구독모델 사용자 2000여명으로 나름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딥클립의 종료와 함께 비브리지는 '비브리지AI'라는 새로운 솔루션을 출시했다. 콘텐츠 기업의 콘텐츠 가공·재생산을 돕는 B2B(기업간거래) 솔루션이다. 비브리지는 왜 나름대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던 딥클립을 종료하고, 완전히 새로운 B2B 시장을 공략하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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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소비자' 대신 '생산자' 공략━
섣불리 유료화를 했다간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봤다. 박 대표는 "경쟁 솔루션들이 많은데 혼자 유료화하면 사용자가 급감할 것이 뻔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존속여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다 박 대표는 콘텐츠 소비자 대신 생산자로 눈을 돌렸다. 다양한 콘텐츠 기업들과 협의하면서 맞춤형 콘텐츠 요약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 대표는 "인력을 투입해 콘텐츠를 요약(재가공)하는 기업들의 작업을 AI로 효율화해주면 비용을 충분히 지불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AI 기반 요약이라는 딥클립의 핵심기술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B2B 서비스인 비브리지AI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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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으로 콘텐츠 '원소스 멀티유즈'"━
예컨대 사람이 1시간짜리 영상을 숏폼으로 재가공하려면 △전 구간 재시청 △주요 부분 취사 △선택 구간을 1분 내외로 축소 △제목·자막 검수 등 최소 5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때 비브리지AI는 각 단계에 개입해 주요 부분을 추천하고, 다양한 축소 버전의 후보 보여준다. 사람은 이를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기업에 따라 AI 활용 방식을 조율한다"며 "추천만 해도 효율이 5~10배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브리지는 이미 휴넷, 이브로드캐스팅(삼프로TV), 멋쟁이사자처럼 등 고객 기업을 확보하고 콘텐츠 재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재가공은 동영상을 숏폼이나 텍스트로 바꾸거나 텍스트를 또 다른 텍스트나 숏폼으로 바꾸는 게 모두 가능하다.
비브리지는 저비용으로 '원소스 멀티유즈'를 원하는 콘텐츠 기업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콘텐츠의 최초 생산은 아직 인간의 영역이지만 이를 '원소스 멀티유즈'로 활용하는 건 AI가 개입할 여지가 많다"며 "비브리지를 통해서 콘텐츠 기업들이 공들여 만든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마진율을 개선해 함께 성장해나가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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