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연설 "과열 정치 식히자, 총알 아닌 투표를"…의사당 폭동도 언급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4.07.15 12:36

[트럼프 피격] 피격 후 3번째 연설 "어떤 폭력도 용납될 수 없고 지금은 모두가 단결해야 할 때"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 대국민 연설로 정치적 폭력에 대한 반대와 국민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하루 사이 3번째 대국민 연설이다. 집무실(오벌 오피스, Oval Office)에서 한 연설은 취임 이후 3번째다. 그가 집무실 연설로 위기관리에 적극적인 '현직' 대통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약 7분간 연설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미국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정치적 폭력의 일부라고 비난했다. 그는 2022년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남편인 폴 펠로시가 자택에 침입한 괴한에 공격받은 사건과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을 예로 들었다. 대선 결과 불복을 위해 벌어진 의사당 폭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추겼다는 논란을 겪는 사건이다.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다. 품위, 존엄성, 공정한 경쟁이 살아 숨 쉬는 현실이 미국 민주주의"라면서 미국의 정치가 '학살 현장'이 돼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해서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고, 헌법과 법치주의를 옹호하며, 투표함에서 행동을 촉구할 것"이라며 "거리의 폭력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우리 모두 한걸음 물러서야 한다. 우리는 과열된 정치를 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TV토론을 비롯해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 유세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 주를 이뤘던 캠페인을 의식한 듯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피격 사건 직후 트럼프를 비난하는 TV 광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2024.07.14.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단결'과 '통합'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단결이 미국의 가장 이루기 힘든 목표"라며 "함께 뭉치는 것보다 이 나라에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우리는 해낼 수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이성과 균형이 폭력을 이길 기회를 주는 민주주의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로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를 언급하며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다른 정책을 갖고 있지만 폭력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우리는 차이를 투표함에서 해결한다. 총알로 해결하는 게 아니다"고 민주적 절차에 대한 신뢰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두 차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우려와 정치적 폭력 반대의 메시지를 내고도 다시금 집무실 대국민 연설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한 점에 대해 "바이든 캠프가 대대적인 선거 전략 수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15.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발생한 이후 대선 전략을 신속하게 변경해 (트럼프)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단결 메시지에 집중키로 했다"고 짚었다. CNN방송도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집무실 연설은 가장 엄숙하고 중요한 순간에만 이루어진다"며 "바이든의 직전 집무실 대국민 연설은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당시였다"고 짚었다. 이어 "이날의 연설은 정치적 폭력을 영원히 종식하기 위해 국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CNN 측에 "우리(백악관과 바이든 캠프)는 당분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구두로 공격하기보다는 모든 종류의 정치적 폭력을 비난한 대통령의 역사를 그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인에 대한 암살 시도뿐만 아니라 가자지구 전쟁 관련 (미국 대학) 캠퍼스 시위로 인한 '무질서'에 대한 비판 등 포괄적 '정치적 폭력'을 화두에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CNBC 뉴스는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직후 '빨강(공화당)과 파랑(민주당)을 대립시키는 이 무모한 경쟁을 끝내야 한다'며 통합의 가치를 내세웠지만, 임기 시작 후 점차 당파적인 메시지에 치우쳐왔다"며 "최근 대선 경쟁 구도에서 트럼프 캠프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정의하고 대립 구도를 강조해 온 바이든 캠프는 이번 총격 사건으로 '어색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든이 정치적 '테러'가 발생한 상황에서 위기관리에 적극적인 현직 대통령의 면모를 강조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는 이번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독립적인 수사와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한 모든 보안 조치를 검토하라고 공개 지시했다. 정치 전문지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시민이 자신이 선택한 정치 후보를 지지하는 자유를 행사하다가 살해당했다"며 "우리는 미국에서 이런 길을 갈 수 없고, 가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일반 국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다시금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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